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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섭 Aug 29. 2024

안락함이 주는 퇴행

관절 건강에 대한 잘못된 상식 

요즘 건강에 대한 많은 정보가 유튜브나 다른 매체를 통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긍정적인 요소도 많지만 한편으로는  우려스러운 부분도 적지 않습니다.


무릎 건강을 망치는 행위라고 꿇어앉거나, 쪼그려 앉는 것, 양반다리 하는 것을 하지 말라고 하는 모 병원 유튜브를 보면서 우려를 금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런 자세들이 관절에 부담을 주어서 관절 건강을 심각하게 훼손시킬 주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는데  실상은 정반대이기 때문입니다.


TV를 보면 사고로 다리를 잃은 사람이  양팔을 이용해서 다리 대신으로 걷거나  반대로 양손을 잃은 사람이 발을 이용하여 손처럼 능수능란하게 살아가는, 인간승리를 실현하는 사람들을 봅니다.


처음부터 그런 능력을 지니지 못했지만 피치 못한 상황에 굴복하지 않고 각고의 노력으로 새로운 능력을 개발한 셈입니다.


원숭이 마을에 신발을 파는 사람이 나타나 처음에는 공짜로 신발을 나눠주니 원숭이들이 그 신발의 편안함에 도취되어 신발을 신다 보니 발의 굳은살이 없어져  나중에는 신발을 벗고 다니기가 어려워지게 되었다는 얘기가 있지요? 


그럴 즈음  신발 장수는 신발을 비싼 값에 팔아도 사지 않을 수 없는 처지에 빠지게 된다는 우화입니다.


과거 방바닥에 그냥 주저앉고 쪼그리며 생활하던 때엔 저절로 근육이 지닌 최대한의 스트레칭을 하는 동작들입니다. 


그런데 소파나 의자 생활의 편안함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은 기지개 펴듯이 근육을 제대로 다 펴보지 못한 생활에 익숙해지고 근육은 그만큼 신장력을 잃게 됩니다.

그래서 모처럼 좌식 식당에 가면 과거 익숙하던 양반다리를 하지 못해서 불편함을 호소하게 됩니다.


마치 20여 년 전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식당에서 다리를 구부리지 못하고 엉거주춤해 하는 것을 이해 못 하겠다고 웃음 짓던 우리가 같은 처지에 있습니다.


쪼그려 앉거나 끓어 앉으면 이미 굳어버린 우리 근육은 당연히 부하를 받게 되고 그 힘줄의 긴장이 관절 부위의 인대 부착부에 물리적 손상을 주게 됩니다.

물론 통증으로 나타나는 이런 손상은 자연히 회복되며 반복하면 저절로 유연해집니다.


과거처럼 사는 아프리카 사람들이 있는 동네에 가면 피트니스 센타는 존재 의미가 없을 겁니다.

편안함에 익숙한 현대인들은 그 대가로 생긴 뻣뻣함을  돈을 들여서  늘리고 교정하는 바보 같은(?) 직업을 탄생시키게 되었네요.


백화점에 전시되어 있는 대형 TV 화면에  치타가 먹잇감을 향해 전속으로 돌진하다 턴하는 장면을 슬로 모션으로 보여주는데 먼지가 비산하고 작은 돌들이 파편처럼 튀어 오르는 장면은 경탄스럽습니다.


한편 저런 속도에서의 턴 동작엔 얼마나 관절과 힘줄에 충격이 크겠습니까? 최고 시속은 110km로 알려져 있는데...


결론은 관절은 충격이나 압력을 주는 것이 관절 건강에 전혀 해로운 것이 아니라 더 긍정적임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관절을 아껴라 하는 달콤한 속삭임은  매체를 통해서 홍수처럼 흐르고 있습니다.


다시 언급하지만 의료인의 한마디는 건강에 대한 부분은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유토피아는 모두가 건강을 잘 지켜 환자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의료 기관은 환자가 없어지면  존재할 수 없는 것이 딜레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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