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의 생리(生理)와 병리(病理)
땀분비 이상으로 살펴보는 병증
태생적으로 땀이 많은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습니다.
전자(前者)에 속하는 필자는 자전거를 타거나 오래 걷다 보면 이마에 흐르는 땀이 무척 거슬려 같은 조건에서도 거의 땀을 흘리지 않는 동료를 보면 내심 부럽기도 합니다.
땀은 체내의 열을 방출하여 체온을 조절하는 중요한 동작이며 항균작용과 노폐물 분비, 피부 보호 등의 여러 유익한 효능을 가집니다.
피부에는 겨드랑이, 음모 등 모낭에서 같이 분비되는 아포크린 분비선이 있어 흔히 땀 냄새의 주요 원인이 되며 그 외에 더 많은 분비선을 지닌 에크린이라는 분비선이 있습니다.
야생의 동물들은 털이나 깃이 있어 직사광선을 막아주고 추위에 보온하는 효과로 땀을 분비해야 할 정도는 아니지만 인간은 진화 과정에 불을 이용할 수 있음으로 해서 추위를 능동적으로 해결함에 따라 피부의 털이 퇴화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털이 제공하는 완충작용이 없어지면서 더위에 더 취약하게 되었고 이에 따른 체온을 조절하는 기제가 발달될 수밖에 없었기에 다른 동물들에게서는 드문, 땀을 흘리는 기능을 개발한 셈이지요.
덥거나 뜨겁거나 매운 음식을 섭취했을 때 흘리는 땀은 당연한 이유가 있으므로 정상입니다.
하지만 평소와는 달리 땀을 흘릴 객관적 상황이 아닌데도 땀을 흘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신체 리듬에 문제가 생겼음을 암시하며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한방에서는 비정상적인 땀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하고 있는데 자한(自汗)과 도한(盜汗)으로 나눕니다.
자한은 몸이 쇠약해서 땀샘을 막는 기능이 약해져서 새어 나오는 것을 말하는데 무기력하고 식욕이 저하되며 피곤할 때 잘 발생합니다.
또한 급체를 하거나 기가 막히는 증상(음식으로 막히는 것이 아니고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 등으로 마치 체한 듯한 증상)에서 일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즉 땀을 흘린다는 것은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열을 방출할 이유가 발생하였다는 의미로 체기 등으로 순환에 문제가 오면 마치 보일러 배관이 막혀 과열 증상이 생기는 이치입니다.
그래서 자한은 거의 대부분 체기를 동반하고 있어 어지럽거나 머리가 아득하고 빈혈 같은 증상을 잘 동반합니다.
둘째, 도한은 밤에 잠을 잘 때 발생하는 식은땀을 말합니다.
자한은 의식이 있을 때 발생하는 증상을 말하지만 도한은 취침 시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표현됩니다.
자한이 체기 등이 주원인이라면 도한은 음기(陰氣)의 부족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음기란 마치 보일러의 냉각수 같아서 열을 식혀주는 작용을 합니다.
수면 시에는 마치 죽은 사람처럼 몇 시간을 이불 덮고 있는데 음기 부족은 마치 솥에 물이 부족하면 쉽게 끓어오르는 것처럼 빨리 체온이 상승하려고 합니다.
정상체온을 유지해야 하는 인체는 땀을 흘려 식히려 하고 식은땀은 마치 젖은 옷을 입은 것처럼 바로 몸을 냉하게 만들어 버려 다시 이불을 덮는 반복적인 행위로 숙면이 불가능하게 됩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마치 잠을 전혀 자지 못한 사람처럼 눈이 퀭하고 피로하여 마치 밤새 진기(眞氣)를 도둑맞은 것 같다 하여 도한(盜汗)으로 불리게 되었답니다.
도한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밤에 전기장판 같은 온열기구를 계속 사용하는 것과 감기에 감기약을 1주일 이상 복용을 하는 것입니다.
수면 중에는 체온이 식어지면서 낮 활동으로 발생된 피로물질을 분해하고 과열된 몸을 진정시켜 주는데 수면 시간에 전열기 구로 외부에서 계속 열이 공급되면 땀을 흘려 열을 방출해야 합니다.
따라서 추위를 많이 타더라도 의식이 있는 잠자기 직전까지 사용하더라도 취침 시는 끄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체온이 오르면 땀을 흘리는 것이 정상인데 유일한 예외가 있습니다.
감기 초기에 고열이 나서 체온이 39℃를 오르내리는데도 땀이 전혀 나지 않고 되레 추위를 느끼게 됩니다.
마치 먹어도 배고파서 더 먹으려는 식탐을 지닌 것처럼 열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는 과학적인 이유가 있는데 고열은 바이러스 박멸에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고열이 발생하면 면역 작용을 촉진하여 면역 세포가 왕성하게 활동을 합니다.
또한 인체에 기생하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는 인체의 정상체온에 길들여져 있어 체온이 오른 상황에서는 기를 펴지 못합니다.
그래서 과거 부모님 세대까지는 열이 나면 이불을 덮거나 모자를 씌워 열이 빼앗기지 않게 하는 방법을 사용하였고 이는 본능적으로 체득한 인체의 생존 방법으로 매우 합리적입니다.
보통 2~3일이 지나면 거짓말처럼 열이 떨어지고 감기가 깨끗이 완치되었으므로 `감기가 병이가?` `큰 병 끝에 잔병이 낫는다``열병은 크는 몸살`이라는 말들이 있었지요.
지금은 질병을 인식하는 관점이 환자에 있지 않고 의사가 독단적인 판단을 하게 됨으로써 상황이 심각해지는 사례가 너무 많습니다.
고열이 나면 마치 큰 병이 난 것처럼 호도하고 일반인들도 점차 세뇌되어 아무런 의심 없이 따르게 합니다.
물론 극히 예외적인 경우도 없진 않지만 그냥 두면 저절로 좋아질 증상을 긁어 부스럼 만드는 격입니다.
우연히 아이와 엄마, 의사가 동시에 39℃ 열감기에 걸렸다 가정하면
어른들은 두꺼운 이불을 뒤집어쓰고 문틈으로 들어오는 찬 기운을 극도로 싫어하고 뜨거운 것을 마시며
체온이 너무 높으니 찬물에 사워 하라 하면 죽어도 못한다고 손사래 칠 것입니다.
아이도 어른의 축소판입니다.
똑같은 오장육부와 체온, 내 몸의 일부인데도 정 반대의 잣대를 들이대어 강제로 찬물에 집어넣고 알코올로 닦아 체온을 내리는 고문을 합니다.
그 방법이 옳다면 어른들이 솔선 수범해야 하는데 삶에 대한 보호 본능이 그때만 이기적으로 작용을 합니다.
열이라는 수단을 내세워 감기와 싸워야 하는데 열을 강제적으로 빼앗으니 마치 전쟁터에서 총, 칼 없이 앞으로 돌격하는 무식한 지휘자와 다를 바 없습니다.
밥을 지을 때 뜸을 들이는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싸우는 시간 즉 감기에 낫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한데 해열제를 써서 열이 내리면 마치 바로 낫은 것 같은 착각을 유발합니다.
보통 3일이면 깨끗이 낫을 감기를 열이라는 수단을 해열제가 기본인 감기약을 복용, 박탈당함으로써 감기를 쫓아내지 못하고 감기와 더불어 사는, 만성 감기, 알레르기를 만들게 되는데 이것이 도한의 가장 큰 원인이 됩니다.
고열을 내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를 요구합니다.
전쟁 초기에 총력전으로 압승하여 전쟁을 끝내야 하는데 그 수단을 박탈하면 끊임없는 내전 상태에 빠지는
이치입니다.
치료법은 음기를 보충하여 인체가 스스로 기력을 찾을 수 있게 하면 저절로 해결될 수 있는 알고 보면 쉬운 이치입니다.
인체는 누구보다 빨리 낫고 싶어 하고 건강해지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주인은 본인 스스로입니다. 근거 없이 제삼자의 입장에서 콩 내라 팥 내라 해서는 위험합니다.
의료 보험은 장점이 많지만 병원 문턱을 낮춤으로써 손댈 필요도 없는 사소한 증상을 뿌리 깊게 만들어 버리는 부작용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