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의 월동(겨울나기) 준비

당뇨에 대한 인식 전환의 필요성

by 정희섭

가끔 서점을 탐방하여 행여 마음에 드는 책이 있는지 살피곤 한다.

소나타를 타다가 보면 그랜저가 눈에 들어오듯이 나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해 줄 책을 찾는데 생각보다 보기 어렵고 어쩌다 맘에 드는 책을 발견하면 아이가 장난감 박스를 뜯을 때의 설렘으로 다가온다.


샤론 모할렘의 `아파야 산다`라는 책을 대략 15년 전에 읽었던 책인데 당뇨에 대한 관점을 완전히 바뀌게 한, 내가 읽은 책 중에 가장 기억 남는 책 5권 중의 하나이다.


우리는 항상 당뇨를 부정적인 시선으로 인식되게끔 강요받는다.

`보이지 않는 암살자`니 `고지혈증, 혈압과 트리오`라느니 하여 협박하고, 마치 나병처럼 떨쳐 버려야 할 대상으로 철저하게 교육받는다.


대학 시절 당뇨나 성인병 등을 공부하면서도 교재 속의 당뇨에 대한 인식엔 항상 부정적 이미지만으로 묘사되었다. 아무도 당뇨가 호소하는 하소연을 들어 주기엔 강력한 편견이 그것을 철저히 무시하였던 것이다.


의사가 말하는 대로 당뇨가 그렇게 나쁘다면 내가 스스로 자살골을 넣을 이유가 있겠는가?

생명의 삶에 대한 존재 본능은 고등 생물이던 세균 같은 미생물이던 가리지 않고 절실하다.


부모의 경험은 자식에게 유전되면서 생존에 불리한 요소는 제거하고 유리한 부분을 전수한다.

당뇨가 지금까지 존재해 왔다는 것은 주홍 글씨를 달기 전에 한번 고려해 볼 사항 같지 않는가?


모든 생물은 물을 필요로 한다.

영양분을 옮기고, 가수분해로 에너지를 만들며 노폐물을 배출하는 등 없어서는 안 될 요소이다.


하지만 기온이나 체온에 의해서 물의 점성에 변화가 있고 영하로 내려가면 얼음을 형성하여 조직을 파괴할 수 있으므로 온도에 민감하다.


자동차의 부동액은 에틸렌글리콜이 주성분인데 여름에는 증류수만 사용해도 되지만 겨울에는 부동액을 첨가하지 않으면 동파하기 쉽다.


부동액은 냉각수의 점도를 높여 겨울 영하의 추위에도 얼음이 얼지 않게 한다.


인체도 운동을 많이 하거나 컨디션이 좋아 추위를 타지 않으면 혈액의 점도를 높일 이유가 없으나

겨울이 오고 추위를 타기 시작하면 부동액을 추가하듯, 소변으로 수분을 배출하고 혈당이나 중성 지방, 콜레스테롤 등의 농도가 높아진다.


이들은 수분 입자가 추위로 서로 응결하는 것을 중간에서 방해를 하여 굳는 것을 방지하게 되는데

당뇨 환자뿐만 아니라 정상인들도 3가지 지표(당뇨, 고지혈, 혈압)가 여름에는 낮고 겨울에는 높아지는 그래프를 갖는다.


따라서 동면하는 모든 동물은 예외 없이 고혈당 인체로 겨울을 냉해 없이 지나고 식물도 수분을 극도로 제한하여 얼음 결정을 만들 여지를 주지 않으며 열매는 당도를 높여 냉해를 예방한다.


사과나 시금치 등도 온도차가 큰 곳에서 수확한 것은 당도가 높은 것에서도 같은 이치를 유추할 수 있다.


인류가 아프리카를 떠나 빙하기에 아시아 쪽으로 이주할 때 유전자의 변이로 당뇨가 발생하여 혹독한 추위에 살아남은 흔적임을 `아파야 산다`라는 책에서 강조하고 있고 매우 공감되는 바이다.


결국 당뇨에 대한 인식의 변화 없이 무조건 혈당만 내리는 치료는 겨울에 부동액 없는 자동차를 몰고 다니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위험성을 내포한다.


병원에서 열심히 당뇨 치료를 받아서 아무런 부작용 없이 살 수 있다면 무슨 할 말이 있으리라마는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당뇨치료의 부작용으로 눈 건강, 말초 신경장애, 발가락 괴사, 신장투석 등의

고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당뇨(고혈당)는 지금 내가 이런 상태에 있으니 이를 알아달라고 하는 신체의 하소연이다.

무조건 혈당을 내리는 것에 목표를 두는 것이 아니고 혈당을 올려야 하는 조건을 해소하여 저절로 혈당이 조절되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매스컴에서 설탕에 밥 말아 먹고 하루 종일 믹스 커피를 밥 대신 먹는 사람 등 비정상적으로 많은 당분을 섭취하지만 의외로 검사에선 큰 문제가 없는 것을 본다.


즉 과잉 섭취가 직접 문제가 아니라 운동 부족 수면 습관 등 생체 리듬을 깨트리는 요소들이 고혈당을 만드는 주된 원인임을 알 수 있다.


당뇨에 대한 정확한 개념 없이 인위적인 조절은 인체가 지닌 천부의 자정작용을 망칠 수 있으며 이는 어떤 경우보다도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듯하다.


결국 내 몸을 여름처럼 훈훈한 컨디션을 지니게 한다면 굳이 고혈당을 만들어 에너지원을 낭비할 이유가 있겠는가?


낮에 몸을 많이 사용하고 밤에 제 시간에 충분한 수면을 취할 조건을 갖추는 것이 예방과 치료의 첫걸음이다. 한약으로는 음기를 보충하는 처방을 운용하면 음양의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되며, 균형을 맞추면 추위와 더위에 강해지게 됨으로써 정상 혈당 조절 기능을 회복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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