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말(泡沫)

심혈관계의 건강을 지키는 법

by 정희섭

글을 쓰다 보면 종종 쓸 거리가 말라버리곤 하는데 환자와 얘기를 하다 보면 환자가 궁금해하는 것을 대답해 주는 과정에 힌트가 되는 경우가 많다.


공통적으로 환자들에게 많은 운동을 권유하는 데 운동을 평소보다 조금 심하게 하면 갑자기 귀에서 소리가 나거나 심박이 빨라지고 눈앞이 흐릿해지기도 하며 다음 날 허리가 아프거나 무릎 등의 관절에 통증을 종종 호소한다.


이런 경우 대부분 운동을 줄이거나 멈추라고 권유한다.

그러나 이것은 성장통 같은 경우로 반드시 지나가야 할 당연한 증상일 따름이다.


비유컨대 계곡에 어중간한 돌이 하나 있어 물 흐름을 방해하고 있을 때, 흐르는 물이 적으면 물의 흐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큰 비가 내리게 되면 세찬 물살은 돌에 부딪혀 커다란 포말(물거품)을 일으키게 된다.

약한 물결에 대항하던 돌도 강력한 흐름엔 포말로 저항하다가 마침내 쓸려 내려가게 됨을 알고 있다.


결과로 개운하게 청소된 개울은 다음에 큰 물이 와도 견뎌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된다.


인체도 운동이나 노동이 부족하면 혈액 순환을 세게 할 이유가 없어 정체되기 쉬워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 침착되고 혈관의 탄력성은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몇 달을 운동하지 않다가 갑자기 몸을 움직이면 거기에 따라 더 많은 에너지와 산소가 필요하게 된다.

평소 졸졸 흐르는 시냇물에 큰 비가 내려 급류가 형성되듯 심장 박동도 높아지고 호흡도 급해진다.


좁은 출입구에 사람이 몰리면 막히듯 일시적인 순환 부전이 발생하게 되는데 그때 어지럼, 가슴 답답함, 시야각 축소 등의 응급상황인듯한 증세가 나타난다.


운동을 꾸준히 해 본 사람들은 이런 경우를 겪더라도 그러려니 하지만 일반인들은 큰 걱정을 하게 되고

이 일을 계기로 운동을 포기하는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은 급류가 있어야 돌이 청소될 수 있고 굳어버린 돌이 움직이기엔 물의 강력한 추돌과 포말이라는 반발을 필연적으로 겪지 않을 수 없다.


포말이 무서워서 물의 흐름을 차단하여 줄이면 포말도 줄지만 영영 그 돌(원인)를 제거할 수 없고 이끼가 생기고 물 때가 집착되어 더 큰 저항을 유발한다.


그 결과는 조금의 변화에도 반발이 심해지고 급기야 사소한 움직임도 행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며 쉽게 흐름이 차단되는 문제를 내포하는데 인체에서는 심장병이나 중풍, 치매 같은 질환이 코앞에 당도하게 된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움직여서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

운동하면서 나타나는 모든 증상은 그것을 자극해서 더 나은 단계로 업그레이드하는 통과의례이다.


운동을 하다가 그 증상이 생기면 조금 강도를 줄이고 한참을 지나가면 마치 구름 걷히듯 서서히 사라짐을 경험할 수 있다.


물론 초심자가 마라톤처럼 처음부터 과도한 목표를 세워 완주 욕심을 내거나 혹서나 혹한에 무리해서 큰일이 나는 것을 무시하라는 것은 아니다.


평소 2km 걷는 사람이면 3~4km로 서서히 늘려가면서 평소 패턴에 익숙한 몸이 조금 더 큰 목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비교적 급하지 않는 증상을 말함이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근다`라는 속담처럼 위축되면 끊임없는 질병의 길로 접어든다.

활개를 펴고 `그까짓 것`이라 용기 내어 뛰쳐나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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