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발생에 대한 대사적 관점
뜰이나 동산 등 어디서나 흔히 보이는 민들레는 봄부터 가을까지 끊임없이 꽃을 피우고 솜 뭉텅이 홀씨를 바람에 날려 보낸다. 그러다 가을 서리에 본체는 처연하게 삶을 맺는다.
꽃이 홀씨가 되어 날리는 경우는 있어도 홀씨가 다시 꽃으로 되돌아 가지는 않는다.
물이 중력에 순응하여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이, 나무가 불에 타서 재로 변하듯이 한 방향을 향하게 된다.
그런데 흐르던 물이 보에 막히거나 밀물로 하류의 물이 정체되는 일이 생기면 역류하여 위의 법칙을 벗어나게 된다. 상류는 하류보다 물의 저수량이 적어야 하는데 넘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인체의 대사에서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동물은 식물이 태양에너지를 붙잡아 축적한 유기물을, 분해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이용하여 생명활동에 사용한다.
식물이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모아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탄소복합체(유기물)를 만들면 동물은 탄소 복합체를 하나씩 분해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이용하거나 대사 과정에서 분리되는 물질로 형태를 만들고 세포 조직 같은 구성요소를 생성하고 재편한다.
생물학에서 기본적으로 등장하는 것이 `크레브스회로`인데 당(glucose)이 분해되어 피루브산이 되고 이것이 크레브스회로를 돌면서 에너지와 필요한 구성 물질을 만들고 이산화탄소와 물로 최종 분해된다.
낙차가 크면 물이 잘 흐르듯이 에너지 소모가 많으면 대사는 원활하게 돌아간다.
만약에 운동 부족 등 섭취하는 영양분보다 소모량이 적어지면 `크레브스 회로`에 부하가 걸리기 시작하고 급기야 역류 증상이 생기는데 역(逆-retro) 크레브스 대사를 유발하게 된다.
경유차가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탄소 찌꺼기 매연이 침착되고 덩어리를 형성하듯이
인체 내에서도 영양분이나 낡은 조직이 분해되어 사라져야 할 유기물이 반대로 분해과정 중에 역행을 하여 다른 형태의 바라지 않던 유기물을 형성하게 된다.
후생유전학이 근래에 많은 관심으로 대두되는데, 같은 유전자를 지닌 쌍둥이의 다른 패턴과 영양이나 스트레스 노출 등의 변화에 따른 발생 질환이나 동물의 털 색깔의 변화 등 기존의 유전자 결정론으로는 설명되지 못하는 사항들이 많기 때문이다.
생활 환경이나 경험, 학습 등이 역으로 유전자에 변화를 주고 그것이 다음 세대에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이다.
의사 집안에서 의사가, 법조인 집안에서 법조인이 많이 배출되는 것들도 환경과 분위기가 영향을 미치고
후손에게도 그 흔적이 유전된다는 것이다.
지금의 개개인 각자의 행동과 활동이 부모에게 받은 선천적인 유전에, 2차적으로 작용하는 요소가 됨이다.
세포 핵을 유전자 변이 시킨 핵으로 치환하였는데 의외로 세포는 별 이상 반응을 유발하지 않았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세포의 건강에 꼭 핵(유전자)의 이상만이 세포 건강에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세포질의 대사 이상이 세포의 건강에 주요한 요소로 작용함을 보여준다.
생로병사의 과정처럼 세포나 세포 구성물들은 시간이 지나 노화가 되면 분해되어 사라지고 새로운 세포가 형성되어야 한다.
역 크레브스 회로를 유발하는 조건들은, 분해 소멸의 정상 과정이 아니라 정체된 저수지에 발생하는 녹조처럼 비정상적인 생성물을 만들어 낸다.
암을 유발하는 인자(因子)는 아주 많고 방사능, 발암물질 등 각각의 뚜렷한 객관적 원인으로 제시되는 부분들도 있지만 아직도 많은 사례에서 발암 원인으로 특정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몇 해전 한 매체에서 암에 걸린 청년이 항암치료하기 전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오고 싶다 하여 40일을 걸어 밝은 모습으로 완주를 하였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완주 후 항암치료를 시작하고 불행히도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나라면 산티아고 순례길을 몇 번이고 종주를 반복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암은 효소처럼 혐기성대사를 하면서도 많은 에너지를 요구하므로 격한 운동을 함으로써 암을 굶겨 죽일 수도 있었기에....
암에 걸렸지만 치료를 포기하고도 산에 살면서 완치되는 사례를 드물지 않게 접하는 것은 인체의 신진(물질) 대사를 왕성하게 유지함으로써 암이 의지할 바탕을 제거하기 때문일 것이다.
야생 동물에 암이나 성인병 걸린 케이스는 발견하기 어려우나 잡아서 가둬 키우면 사람처럼 암을 비롯한 성인병이 증가한다는 내용은 이런 부분에서 근거로 작용하리라 본다.
한방에서 암을 단단한 덩어리 의미로 암(癌)이라 하고 흐름이 정체되어 퇴적되어 발생하는 적(積)으로 간주하고 있어 위의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
직접 뚜렷한 발암 인자가 없는 곳에서의 건강한 삶은 많이 움직이고 제때 잠을 자는 등 기본 중의 기본을 충실히 지키는 것이 암에서 멀어지는 첩경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