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의 작용 원리

한약은 과학인가?

by 정희섭

한약은 주로 야생에서 자라는 초목이나 일부 동물(녹용이나 뿔 등) 및 광물에서 필요로 하는 요소를 선택, 취합해서 그 속성에 맞게 달이거나(湯), 환(丸), 산(散 가루약) 형태로 섭취하는 전통 치료 약이다.


한약은 양약과 달라 특정 성분을 알고 선택되는 것이 아닌 한의학만의 독특한 선택 기준으로 구성된다.

언 듯 보기엔 자칫 주먹구구식으로 보일 수 있지만 알고 보면 나름 확고한 이치를 바탕으로 한다.


그럼 어떤 원리로 한약이 질병 치료에 유효한 지 살펴보자.


지구 초창기엔 주로 태양에너지만 있어 이를 이용하는 대사를 만든 식물성 조류나 플랑크톤으로부터 생명체가 시작되고, 연이어 이 식물성 영양체를 포식하는 동물성 플랑크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연에서 태양에너지를 저축하는 식물을, 동물은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형태로 진화하였다. 식물과 동물은 유전자의 약 70%가 일치할 정도로 많은 신진대사를 공유하고 있다.


식물이 태양에너지를 전분으로 저장하면, 동물은 그것을 섭취하여 에너지 원으로 사용하여 태양에너지를 간접적으로 동력으로 사용하는 셈이다.


태생적인 결정으로 식물은 한자리에 고착하여 모든 외부의 자극을 고스란히 수용하여 능동적인 대처가 필요한 반면, 인간을 포함하는 동물은 회피하여 수동적인 행동을 하게끔 발달해 왔다.


가령 더우면 그늘에서 몸을 식히고, 추우면 동굴 같은 곳에서 칩거하여 온기를 보존하는 적응 방법을 사용한다.


인간은 이러한 동작이나 행위를 통하여 항상 적정 범위의 생체 리듬을 갖는데, 가령 날이 춥거나 더워도 항상 체온이 일정하거나 수분의 섭취량의 변화에도 혈액 농도나 pH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건강한 상태라는 것은 어느 한계(역치) 내에 몸의 조건들이 머물 때는 충분히 완충작용이 가능해서 정상치를 벗어나지 않는다.


일시적으로 무리한 일이 있어도 하룻저녁 푹 자고 나면 피로가 회복된다.


컨디션이 정상인 상태로 에너지의 소실이 없고 면역기능이 왕성해서 큰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아주 낮다.


만약에 과로나 수면 부족 등이 심해서 인체가 감당할 한계치를 넘으면, 인체는 경고등을 울리기 시작하고 적극적인 증상 표현을 하기 시작한다.


여러 경우가 있지만 그중 하나 예를 들면

마치 자동차의 냉각수가 정상 범위에 있으면 비록 과열이나 혹한의 조건에도 끓거나 얼지 않는데 냉각수가

결핍되거나 농도가 묽으면 끓어 넘치거나 얼어 터지기 시작하는데 이럴 경우는 치명적이다.


인체는 이런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열을 방출하거나 오한을 유발하여 끓거나 얼지 않게 조절한다.


평소와 다른 대응으로 에너지 소모가 증가하고 통증이나 염증 등 다양한 증상을 동원해야 하므로 면역기능의 저하나 피로 등을 호소하며 만성이 되면 여러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치료법은 어떻게 해야 할까?


고맙게도 식물은 그 답을 가지고 있다.

식물은 음지든지 양지든지 사막이든 한대지방이든 상관없이 한 번 뿌리내리면 생존하기 위해선 무조건 그곳에서 나신(裸身)으로 모든 자극을 이겨내야 한다.


뜨거운 곳에서는 AHSP(抗열충격단백질)을 만들어 과열을 방지하고 속성은 냉기를 지니며, 반대로 냉기에 사는 식물은 열을 방출하여 보온하는 온기를 지닌 속성을 갖게 된다.


이 속성들은 그대로 인체가 같은 조건에 시달릴 때 아주 효과 있는 탈출구를 제시한다.


기본적으로 식물은 에너지를 저장하는 동화작용을 갖는다면 동물은 그 에너지를 소모하는 이화작용을 갖는다. 파형으로 생각하면 서로 상반되는 주파수를 가졌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식물은 거주나 환경의 다양성으로 인해 여러 유형의 주파수를 지니니 적당한 속성을 지닌 식물을 선택, 조합하여 한의학에서는 질병 치료에 운용하는데 오행이니 음양이니 하는 한방 이론도 같은 범주를 갖는다.


동물의 특정 반응의 지나친 발현을 상반되는 식물의 속성을 빌어 상쇄, 완화시킬 수 있다.


가령 속이 허냉한 경우 더운 속성의 인삼이나 계피 사인 등을 이용하고 상기, 두통, 번조 등에는 서늘한 속성의 생지황, 황금, 황련 등을 사용하여 중화시키는 방법을 쓴다.


식물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에 자연 기후뿐 아니라 세균, 곰팡이 같은 미생물과 곤충이나 초식동물의 물리적 피해도 대응해야 하므로 항생제, 유독물 같은 화학적 분비물도 만들어 대비한다.


이를 빌어 한방에서 상한 음식이나 감염 등으로 인한 질병에 식물의 항생 능력을 차용하여 질병을 치료한다.


따라서 한약은 먼저 신체의 현 상태 인식과 거기에 따르는 자연 속의 생약을 마치 딱 맞는 블록처럼 결합시켜 생체 리듬 정상화를 목적으로 구성되는 고유한 전통 치료법이다.


한약으로 사용되는 약재들은 수백 년을 인간이 복용, 검증되고 취사선택되어 안정성을 확보하였으므로 관건은 처방의 적절성에 달려있다고 본다.


반면 양약은 특정 성분만을 고밀도로 정제하였고, 특정 세균에 초기엔 탁월한 효과를 보이지만 수단의 획일성으로 짧은 시간에 세균으로 하여금 내성을 지니게 하는 빌미를 제공한다. 반면 식물의 항생성분은 복합적이어서 세균이 내성을 만들지 못한다.


항상성 유지를 위한 발열이나 통증 같은 유효한 표현을 유해한 요소로 누명을 씌워 제거하려고 하니 치료할수록 면역 기능이 약해져 병이 만성화되고 증상이 여러 가지로 잇따르게 하는 우려스러운 점이 많다.


반면 한약은 여러 성분들의 혼합체로 인체의 항상성 회복에 목적을 두어 면역력을 회복한 몸 스스로가 질병을 물리치게 하는, 근원적 접근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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