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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섭 Aug 03. 2023

불면증에 대하여

불면증의 원인 및 한방치료

불면증처럼  은근히 사람을 괴롭히는 병도 드물다.

밤에 옆 사람은 드러렁 거리며 코를 고는데 혼자 멀뚱멀뚱 천정을 보고  애꿎은 양만 수백 마리 세고 있으니

다른 병처럼 아프거나 병원 검사상 큰 이상이 있어 남에게 하소연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닌  오롯이 혼자 품고 가는 증상이기 때문이다.


불면증은 왜 오는지를 살펴 그 원인에 따른 치료법을  생각해 보자.


24시간을 하루로 사는  지구상의 거의 모든 생명체(일부 심해저나 동굴 속에 사는 사는 동물들은 제외)는  낮과 밤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낮에는 해가 뜨고  기온이 오르고  가시성이 좋아 활동하기에 유리한 조건이 되고  반대로  밤은  어둡고 서늘해지며  활동하기에 불리한 조건으로 바뀐다.


물론  먹이 사슬의 경쟁에서 이를 이용하거나 회피하기 위해  반대의 생활 패턴을 발달 시킨 동식물도 있다.


인간은 대부분 동물처럼 낮에 활동하여  수렵채취 활동을 하게끔 적응되어 고스란히 유전자에 각인되어  생활주기를 이루는 주광성 동물로  최적화되었다.


모든 생명활동(동작)에는  에너지의 소모와 노폐물의 발생이 뒤따르는데  이는 곧 끊임없는 에너지 공급과  노폐물의 청소를 요한다.  아울러 주간에 활동하여 발생된 체열을 식혀주는  안정기를 요하게 된다.


낮의 활동으로 인한 여러 요소들은  서늘한 밤에 잠이라는 수단을 통해  체온 안정, 노폐물 제거, 신진대사 촉진으로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새로운 아침을 맞게 해 준다.


만약에 잠이 부족하거나 불면이라면  위의 조건들을 해결할 수 없어  건강에 많은 위해 요소로 작용한다.

그렇다면 인체는 왜 불면을 만들어서  사람을 고생시키는가?라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그 이유는 잘못된 수면습관으로 인한 수면 주기의 변경이다.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열심히 일한다면  저녁시간에 피로가 누적되어 졸리게 할 것이다.

만약  낮에 일을 하지않거나 운동 등을 하지 않으면 피로함이 적어 수면에 대한 욕구가 부족해지기 시작한다.


또한 욕심에  늦게까지 공부하거나  SNS 등을 하거나, 심한 스트레스로 수일간 잠을 이룰 수 없어  늦잠을 들기 시작하면서  불면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적절한 시간에 잠이 들게 되면  유전자의 메틸화로  각성 시와는 다른  생리활동을 보이는데  멜라토닌의 분비 증가로  항산화 작용을 하고 뇌세포의 진정 효과로  기억력 및 학습능력을 올려주고  글림파틱효과로  베타 아밀로이드를 청소하여 치매나 파킨슨 등의 질환을 예방하는 등 어떠한 약물보다 효과적인 치료법을 지니고 있다.


한방에서는 낮을 양(陽), 밤을 음(陰)이라 하여  낮에 활동하면 기운을 만들고  밤에 잠을 자면  음기를 보충하여  면역력을 크게 올린다고 얘기한다.


밤잠을 일찍 들면  음기의 보충을 충분히 받아 마치 냉각수를 보충한 것처럼  몸의 과열을 막고  추위와 더위에 저항력을 키워준다.


만약 밤에  늦게 잠자리에 들거나  잠을 이루지 못한다면  음기의 보충이 불충분해져   여러 문제를 발생시킨다.


마치 자동차가 행각 수가 부족해지면 오는 문제와 동일하게 나타나는데  조금만 열받아도 끓어올라  상기(얼굴이 붓거나 붉으래짐) 되고, 눈이 피곤하며, 머리가 항상 띵하며 어지럽고  눈이 반드시 피곤해지게 된다.


또한  음기의 부족, 즉 냉각수의 부족은  손발로 열을 전달할 수 없어 수족냉증이나 요통, 생리통, 관절통 등을 호소하게 되어  한 몸에 마치 얼음과 불이 공존하는 증상을 갖게 된다.


늦게 잠이 들어  아침 늦게 일어나 자는 시간은 충분한데도   몸이 개운하지 않은 이유가  자야 할 시간에 자는 시간이 부족했고  깨어나야 할 시간에 잠을 자고 있으니 기(氣)가 손상되는 증상이 발현되는 것이다.


낮에 일을 하여 피곤함이 밤 시간에 맞춰져야 하는데  불규칙하면  피곤함이  그 시간을 놓쳐 버리고  이것이 며칠 반복되면  습관이 되어 버린다.


습관이 되어버린  불면증의 치료는  그 패턴의 변화를 추구하면서  바뀐 몸의 상태를 조정해 줘야 한다.

즉, 안 오는 잠을 억지로 잘 수는 없지만   강제로 깰 수는 있다.  


비록 밤 잠을 설칠지라도 아침 기상을 시간 맞춰 일어나도록 하자.  불면의 초기라면 이 방법만으로도 며칠 지나면 저절로  밤에 잠이 오기 시작한다.  즉  엇갈린  sin 그래프를  한 부분이라도 일치하게 하면 점차  정상 생체 리듬을 찾아가는 이치이다.


만성인 경우는  단순하지 않다.   과거 시골의 수동식 물 펌프를  보면  항상 마중물이 있어 손잡이를 위아래로 저으면  물이 뿜어져 나오는데, 만약 마중물이  없어지면 아무리  펌프질해도 물이 나오지 않는 것처럼

몸에 음기가 많이 부족하면  낮에 육체적으로 시달려도 몸은 피곤한데  누우면 말똥말똥 해지는 경우이다.


이때는 음기를 보충하는 한약 처방으로 보완해 주면  쉽게 호전이 되는데   청열, 보음 시키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밤잠을 잘 자는 사람은 음기의 보충이 충분하여(실제로는  숙면으로 몸이 식음을 말함)  마치 사막을 여행하는 대상이  물을 충분히 지고 가서 낮 시간에 목마름 없이  저녁에  오아시스에  이르러  물 한 통을 저장하여

내일을 준비한다면..


수면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음기가 부족하여(실제로는 몸이 충분히 식지 않아 과열되기 쉬운 조건)  휴대하는 물이 이미 부족한 상태다.

  뜨거운 낮에 빨리 식수가 고갈되어 괴로움을 겪는 상태로   저녁에 우물이 있는 오아시스에 이르러  저장할 물을 마셔 버려  물이 부족한 상태에서 다음날 사막을 횡단하는 악순환을 갖는다.


인위적으로 음기를 보충해 주면  물을 보충하는 것과 같아  육체의 시달림을 해결하여  빨리 정상 리듬을 회복하도록 도와준다.


수면제나 신경안정제 같은 수면유도제는  강제로 스위치를 내리듯 셧다운 시키므로  잠시 효과는 있지만  음기의 훼손을   더 유발하고  장복 시는 의존성과  금단증상으로  약을 끊기가 매우 어려우므로 처음 접근에 매우 신중을 요한다.


임상에서  수면제를 복용하지 않는 환자는  쉽게 치료되지만  수면제를 오래 복용 중인 환자는 먼저 수면제를 끊기가  담배 끊는 것 이상으로  힘들어  본인의 굳은 의지와 비교적 장기간 치료를 요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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