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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공선사 Jul 08. 2024

나를 경영하는 금강경season5(24.복지무비분2)

금강경 뜻을 잘 설하는 것은 무주상보시이고 모두를 풍족하게 만든다.

어전복덕 백분 불급일백천만억분 내지 산수비유 소불능급

(於前福德 百分 不及一百千萬億分 乃至 算數譬喩 所不能及)


앞의 복덕으로는 백분의 일도 미치지 못하며 백천만억분과 내지 산수나 비유로도 능히 미치지 못하니라


삼천대천세계의 칠보무더기를 보시하는 것도 분명히 크나큰 공덕을 짓는 것이고 자손 대대로 그 복덕을 누릴만한데, 왜 그것을 강조하시지는 않으시는가?

강조하지 않는다고 안 해도 된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많이 해야 된다. 그리고 잘 알고 하면 더 좋은 것이다.


다만 그것은 부처가 되기에는 완전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런 보시행(布施行) 가운데는 많은 허점이 숨어 있다.


첫째, 자기가 그 많은 칠보를 가져다 사용하는 죄(罪)이다.


그 칠보가 자기 것인가? 자기가 그 칠보들을 만들었나?


아무도 그것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자기가 가져다 쓸 권리가 있는가?


진정한 보시는 내가 땀 흘려 벌어들인 노동의 대가로 완전히 내 것으로 인정받을 권리가 있는 내 것을 떼어주는 것이다.

둘째, 착한 일을 독점한 죄이다.


복덕을 짓는 착한 일은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어서 나누어서 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모두 골고루 복덕을 누리게 되니까 말이다.


자기 혼자 그 칠보들을 모두 사용해 버리면 그것을 보시하고 싶은 다른 사람들은 어쩌란 말인가? 타인이 복을 지을 기회를 빼앗는 것이다.


셋째, 많은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는 빚을 떠안게 하는 것이다.


완전한 무주상보시가 아니면 그것을 얻는 사람들은 자연히 언젠가는 받은 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 주는 사람에게 갚아야 되는 우주적인 채무가 생기게 된다.


금강경 사구게로 자기 자신을 칠보로 만드는 일은 등한시하고 그저 복덕을 얻을 마음으로 그렇게 보시를 한다면 자기는 미래의 채권자가 될 뿐, 사람들에게 복덕을 주는 것이 아니다. 다만 준다고 한다면 월급을 미리 당겨서 지불하는 가불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

넷째, 나 혼자 복덕을 누리는 죄이다.


그렇게 많은 보시를 했다고 치자.


그럼 그 보시를 받은 타인들은 빚을 갚아야 되므로 나중에는 가난하거나 힘들어지고 자기는 그 빚을 회수하므로 크게 잘 상게 된다.


그러면 빚을 갚느라 그 힘든 사람들은 잘 사는 자기와 대비하여 많은 부정적인 자기의식을 갖게 된다.


그래서 이 사람들이 정신적으로는 더욱 힘들어지고 자칫 자기 존재를 망가뜨릴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다섯째, 자기 존재를 타락시키는 것이다.


아무것도 부족한 것이 없는 사람은 도(道)를 갈 수 없고 당연히 깨닫기도 아주 어려워진다. 인간은 그래도 좀 열악한 환경이 주어져야 그것을 극복하고자 자기 자신을 채찍질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많은 복덕을 누리다 보면 자기 영혼이 점차 퇴락해지고 자기 불성도 더욱더 어둠 속에 가려지게 된다.


또한 평등과 자비라는 가장 큰 덕목을 상실하게 되어 자칫 자기 자신도 타락할 수 있게 된다.


기타 등등... 이루 열거할 수 없이 많은 보이지 않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래서 석가모니부처님께서 무주상보시를 그렇게 누누이 강조하시는 것이다.


그런데 무주상보시를 할 수 있으려면 자기가 그런 존재가 되어야 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금강경을 잘 수지독송하고 타인을 위해서 잘 설해야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모두 누구는 보시하고 누구는 보시를 받고 사는 주고받고 하는 그런 것이 아니라, 아무도 삼천대천세계의 칠보를 필요로 하지 않는 각자 그런 모두 완전히 충만한 상태가 되어 행복을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금강경을 수지독송하는 공덕이고 복덕이니, 그것을 어찌 삼천대천세계의 칠보로 보시하는 유루(有漏)의 복덕에 비하겠는가?


금강경 등 사구게를 타인을 위해 금강경 뜻을 설하는 것은 바로 무주상보시를 하는 것이고, 보시의 흔적이 남지 않으므로 모두 풍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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