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공선사 Jul 09. 2024

나를 경영하는 금강경season5(25.화무소화분1)

중생을 제도하면서도 여래는 중생을 제도한다는 생각을 하지 말라고 하신다.

수보리 어의운하 여등 물위 여래 작시념 아당도중생 수보리 막작시념

(須菩提 於意云何 汝等 勿謂 如來 作是念 我當度衆生 須菩提 莫作是念)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너희들은 여래가 이런 생각을 하되, 내가 마땅히 중생을 제도한다고 말하지 말라. 수보리야, 이런 생각은 하지 말지니


여래께서 왜 중생을 제도하지 않으시겠는가?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중생을 고통으로부터 구제하고 인도하고 계신다.


금강경에서 지금 하고 계신 이 말씀 자체도 중생을 제도하는 것이다. 그런데 왜 여래께서 중생을 제도한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하실까?


여기에 바로 여래의 대자대비가 보여지는 것이다.


여래가 만약 '내가 중생을 제도한다'라고 말씀하신다면 그 순간 우리는 지옥으로 떨어지고 만다.


나 자신은 졸지에 여래의 구제를 받아야 하고, 구원을 영원히 기다리는 존재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면 나는 타는 목마름밖에 남는 것이 없다.


그리고 나 자신은 여래의 손길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존재가 되므로 자유가 완전히 상실되고 만다.


그리고 맹신이든 광신이든 어떤 형태의 믿음이든 강제로 가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만약 여래가 나를 구제해주지 않으면 어떡하나 하는 공포가 나를 지배하게 된다.


차라리 여래가 이 지구에 오지 않은 것만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여래는 우리에게 공포의 지배자이지 결코 진정한 구세주가 될 수 없다.


그리고 이런 공포심으로 인해 나 자신이 내면 깊이에서 나의 영혼과 더불어 망가져간다.


그래서 결국 구원으로부터 더욱 멀어지는 존재가 되고 만다.


드디어 마귀의 밥이 되는 순간이다.


이 얼마나 끔찍한가?

다행히도 이 대우주에 이런 여래는 없다. 그런 여래가 있다면 마구니의 변신일 뿐이다.


오히려 기도를 열심히 해도 무정하다고 느껴질 만큼 눈에 보이게는 잘 개입하지 않는다.


중생을 제도하면서도 여래가 중생을 제도한다는 생각을 하지 말라고 하니 그 얼마나 자비로운 사생(四生)의 자부(慈父)인가?




이전 24화 나를 경영하는 금강경season5(24.복지무비분2)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