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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공선사 Jul 10. 2024

나를 경영하는 금강경season5(26.화무소화분2)

우리는 여래의 모습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 부지런히 애쓰고 수행해야 한다

하이고 실무유중생 여래도자

(何以故 實無有衆生 如來度者)


왜냐하면 실로는 여래가 제도할 중생이 없음이니.


이것을 가지고 또 어떤 이는 엄청난 망상(妄想)에 사로잡힌다.

첫째, 망상은 자기 자신이 구제해야지, 부처님께 의지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둘째, 망상은 자기는 중생이 아니고 부처이니, 따로 수행할 것도 없다는 것이다.


이런 두 부류의 중생은 여래도 구제불능이고, 자기 자신도 구제불능이 되고 만다.


자기는 자기 자신이 구원해야지, 부처님께 의지하면 안 된다는 망상은 마치 자식이 부모의 도움 없이 자기가 홀로 이 세상에 태어났고 홀로 컸다는 망상과 똑같다.


그런 자식은 효도를 할 리가 없고 당연히 불효자가 되며 자기를 키워준 부모를 비롯한 모든 존재에 대한 은혜를 배신함으로써 크나큰 죄를 짓는다.


마찬가지로 자기는 자기가 구제하는 것이라는 생각은 실제로 이루 지기는 불가능하다.


그것은 구제하는 자기가 있고 구제받는 자기가 있다는 말인데, 자기가 둘로 쪼개져서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또 백 번 양보해서 그렇게 한다고 치자.

그럼 자기 자신을 여래 부분과 중생 부분으로 정확하게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둘로 나눌 수 있는가?


여래는 순수한 광명(光明)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것을 완전히 드러내어 중생의 어둠을 싹 거둘 수 있는가?


자기 자신을 어찌 완전한 빛과 어둠으로 정확하게 양분할 수 있는가?


그리고 둘로 정확하게 분리시킨다면 분리시키는 자기는 또 무엇인가?


둘로 분리하면 셋이 되어버리는 것이 중생이다.


그러므로 자기가 자기를 구제한다고 하는 것은 자기를 더욱 분열시킬 뿐이고, 나중에는 미쳐버리기 십상이다.


또 구제받는 자기는 중생이고 구제하는 자기는 이미 여래라는 것인데, 구제하는 자기가 있다면 이미 성불한 존재이다.


그런데 무엇을 또 따로 구제한다는 것인가?


이런 어리석은 오만(傲慢)을 거두는 것이 바로 자기를 구제하는 바른 길이다.


둘째 망상은 자기는 중생이 아니고 부처이니 따로 수행할 것도 없다는 것이다.


도(道)를 약간 닦는 폼을 잡다가 완전히 정신이 나가버린 부류에서 흔히 만나볼 수 있는 중생인데, 비뚤어진 과대망상에 지나지 않는다.


정말 그렇다면 부처의 모습을 드러내야 되는데, 그것과는 거리가 멀고 기껏해야 겉으로 흉내만 낼뿐이다.


자기 자신도 속이고 타인도 속인다.

이것이 나아가면 모든 불보살(佛菩薩)이 다 자기 수하에 있게 된다. 자기 명령을 듣고...


이런 것은 아주 열등한 하근기자(下根機者)들이 도(道)는 도저히 닦지 못하겠고, 그대로 있자니 열등감에 잔뜩 사로잡혀 있는 자기 자신을 견딜 수 없다 보니 타협점으로 그런 망상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 망상은 죽기 전까지는 백약이 무효하다. 신(神)도 고쳐주지 못한다.


여래가 제도할 중생이 없다는 말씀은 나 자신이 본래여래(本來如來)라는 뜻이다.


여래가 여래를 제도할 이유도 필요도 없는 것이다.


이는 나 자신의 근본을 가르쳐주는 말씀이지, 이런 망상을 가지라고 설하신 것이 아니다.


자기가 여래의 모습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애쓰고 수행해야 한다.

자타일시성불도(自他一時成佛道)란 말을 잘 이해해야 한다.


기도(祈禱) 역시 자타일시소원성취(自他一時所願成就)이다.


자타가 따로 없기에 여래의 가피를 받아도 받은 바가 없고, 여래의 구제를 받아도 받은 바가 없다.


그러니 자기가 자기를 구원한다거나, 자기가 본래 부처이니 수행할 것이 없다는 것은 한쪽으로 치우친 중생의 변견(邊見)일 분이다.


자타(自他)가 잘 합치면 자(自)도 사라지고 타(他) 역시 사라지면서 아름다운 광명(光明)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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