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뇌망상은 상(相)을 가지고 있는 데에서 오는 잘못된 인식이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만약 이 작은 먼지들이 실로 있는 것이라면 부처님께서 곧 작은 먼지들이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부처님께서 설하신 작은 먼지들은 곧 작은 먼지들이 아니고 그 이름이 작은 먼지들입니다.
수보리존자 역시 부처님의 질문에 이 작은 먼지들이 진실로 있는 것이 아니라고 법답게 응답한다.
왜냐하면 이 작은 먼지들이 본래부터 있는 것이 아니라 삼천대천세계의 조각들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작은 먼지들처럼 많은 우리의 온갖 번뇌망상들이 만약 나에게 본래부터 있는 것이라면 영원히 벗어날 수 없고 없앨 수도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곧 나의 전체가 되어 있으니까 당연하다.
다행히도 이 번뇌망상들이 본래부터 나에게 있는 것들이 아니고, 단지 상(相)을 가지고 있는 데에서 오는 잘못된 인식들이라는 것임을 단정적으로 알려주시니, 비로소 이로부터 우리가 번뇌망상의 어리석음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음이다.
단지 그 이름이 작은 먼지들이라는 이 말이 그 얼마나 멋있는 표현인가?
지공이고 선사이고 부인이고 자식이고 돈이고 명예이고 사장이고 대통령이고 서민이고 여자이고 남자이고 도둑이고 살인자이고 사기꾼이고 부처이고 원수이고 은인이고 노숙자이고 우울증이고 분노이고 탐욕이고 집착이고 어리석음이고 깨달음이고 불교이고 기독교이고 등등
이 모든 것들이 단지 그 이름일 뿐, 진실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진심으로 받아들인다면 우리 모두는 이 모든 황금딱지나 더러운 딱지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자유롭고 홀가분하게 기분 좋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고 아울러 이 세계가 불국토(佛國土)가 될 것이다.
그렇지 아니한가요?
이런 것들이 진실로 있다는 것은 언어로 인한 착각일 뿐이다.
이 삼천대천세계는 오로지 부처님과 신(神)만 여여하게 존재할 뿐, 중생이란 것은 없다.
신(神)이라는 것도 그 이름이 신(神) 일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