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한 부처님을 공양하고 섬긴 것은 우리가 부처가 되는 결과를 낳게 한다
수보리야, 내가 과거 무량 아승지겁을 생각하니 연등불을 뵙기 전에도 팔백사천만억 나유타의 여러 부처님을 만나서 모두 다 공양하고 받들어 섬겼으며 헛되이 지냄이 없었노라
과거의 무한한 시간 동안 무한한 수의 부처님들을 모두 다 만나서 공양승사했다는 말씀에는 웬만한 상상력을 지난 사람도 감히 어림잡기 어려울 정도로 상상을 아예 초월해 버린다.
이런 표현 때문에 불교과 과장이 심하다고 생각하는 지식인들이 많다. 그런데 자기 지식으로 헤아릴 수 있는 것은 이 우주의 먼지 하나도 되지 못한다는 것은 또 무시한다.
부처님의 모든 법문은 부처님의 마음을 드러낸 것이다. 그리고 그 마음은 대우주와 함께 하는 광대무변한 지혜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여기서 석가모니불께서는 어떤 불심(佛心)을 드러내신 것인가?
무한한 시간과 더불어 존재하는 무한한 부처님들은 곧 시간을 초월해서 존재하는 일불만불(一佛萬佛)이다.
그 일불(一佛)은 바로 비로자나불이고, 만불(萬佛)은 비로자나불의 화현인 모든 부처님과 중생들을 포함한다.
과거의 무한한 시간 동안 무한한 수의 부처님들을 모두 다 만나서 공양승사했다는 말씀은 곧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존재들을 두루 다 섭화(攝化)한다는 말씀이다.
모든 부처님을 모두 다 공양하고 받들어 섬겼다는 말씀은 무슨 뜻인가?
부처란 가장 낮은 세계로부터 가장 높은 세계에까지 또 가장 작은 미진으로부터 가장 큰 삼천대천세계까지 두루 하는 존재인데, 가장 낮고 작은 것을 포용하려면 이들보다 더욱더 낮고 작아야 되는 법이다.
그러니 이들을 모두 다 공양하고 받들어 섬겼다는 것이 나온다.
법화경(法華經)에 석가모니불의 전신(前身)으로 나오는 상불경보살(常不輕菩薩)이 바로 그 한 예이다.
이는 불(佛)은 무소부재(無所不在)이기 때문에 중생과 부처를 포함한 모든 존재와 시간과 공간의 차별과 관계없이 본래 일체(一體)로 되어 있음을 가르쳐주시는 것이다.
무량한 모든 부처님을 만나 헛되이 지냄이 없었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부처님을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는 것이 주된 일이었는데, 이것이 헛되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여기서 부처님은 일체의 신불을 포함한 우리 중생까지 모두 포괄하여 말씀하시는 것이다. 우리 중생들도 본성이 곧 부처이기 때문이다.
높은 산에 홀로 올라가 사방을 둘러보면 인생에 할 일이 도대체 무엇이 있겠는가? 그냥 고고하게 존재할 뿐이다. 거기에는 나 자신이 없다. 그러므로 모든 존재들을 받들어 섬길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부처가 되어간다.
부처님을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는 것이 헛된 것이 아닌 이유는 그로 인해 타(他) 부처를 통해 자기의 자성불(自性佛)을 찾아가기 때문이다.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는 모든 부처는 바로 자성불로 통하는 길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처님을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는 것은 무량한 공덕을 성취하는 것이 된다.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연등불이란 부처님을 드디어 만나게 되고 부처를 이루게 된다.
연등불(然燈佛)은 석가모니불에게 장차 석가모니란 부처가 되리라는 수기(授記)를 주신 석가모니불의 스승 되는 부처님이시다.
무량한 부처님을 공양하고 받들어 섬긴 공덕이 마침내 연등불이란 부처님을 만나게 되고 그 결과로 성불(成佛)을 수기받는 결과를 낳게 된다.
앞에서 무량한 부처님을 만나 받들어 섬겨서 선근(善根)을 심었다는 설법을 하셨는데, 이 선근이 깊지 못하면 중도에 길을 포기하거나 후퇴하거나 멈추게 된다.
선근이 깊은 불자를 보면 과거세의 업장이 발동하여 고통 속에 지내면서 중간에 사이비들을 만나 많은 상처를 받지만 불심(佛心)으로부터 물러서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 마침내 선지식을 만나 업장을 소멸하고 큰 공덕을 성취하게 되는 것을 많이 보아왔다. 만일 선근이 얕다면 중간에 물러나서 업장은 업장대로 또 고통은 고통대로 지속되었으리라.
많은 부처님을 공양하고 받들어 섬긴 공덕이 바로 선근을 깊게 하여 업장을 소멸하는 길로 나아가게 된다.
그런데 요즘 부처님 보기를 깨달아서 자기를 찾은 아라한 정도로 보고 무시하니 큰 근심이 아닐 수 없다. 부처님을 잘 공양하고 받들어 섬겨야 한다. 그것은 헛된 일이 결코 아니다. 나 자신이 부처로 태어나는 최종결과를 낳게 해 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