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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 위의 노래 Jul 29. 2021

사랑에 방향이 있다면

오늘도 누군가 이별에 아파한다.


우리는 왜 항상 떠나보내고 나서야 자신의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을까.


그때 한 번만 더 네 입장에서 생각해볼걸.

내가 조금만 더 양보했다면 되는 건데.

나한텐 네가 제일 중요했는데.


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선 이미 우리도 알고 있다. 나도 최선을 다 했다는 것을. 네가 소중한만큼 나도 나에게 소중하다는 것을. 나도 내 감정의 길을 끝까지 걸어본 적이 없었는데.


우리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랬다. 어느 날 내 발자국 옆에 너의 발자국 한 쌍이 드리웠다. 홀린 듯 네 발걸음을 따라 한참을 걸었을까. 뒤돌아 본 자리에 선명한 우리의 발자국만 남고 나의 흔적은 희미해 있었다. 그간 우리를 위한 선택들 속 나를 위한 결정이 없었음을 깨달은 순간, 나는 너에게서 한 걸음 멀어져 걸었다. 잠시 뒤를 돌아본 너는 이윽고 내가 더 이상 따라갈 수 없는 곳으로 떠났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나 자신을 육중한 거울로 비추어 있는 그대로를 당신 앞에 드러내는 일.


때론 나 자신조차 몰랐던 나의 모습까지도, 가장 보여주고 싶지 않은 그대에게 엿보임을 감수하겠다는 용기.


그렇기에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랑의 방향을 나 자신으로 시작할 때, 오롯한 사랑이 당신께 건네지며 완성된다.


그래서 나의 사랑에는 내가 나에게 아픔을 즐 수 있다는 굳은 각오가 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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