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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 위의 노래 Aug 05. 2021

횡단보도를 건너는 아이

오늘,

손을 들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한 아이를 보았습니다


지나가는 이 눈높이에도 모자란 아이의 손 끝은

홀로 작은 숨을 반짝거립니다


빨간 불이, 초록 불로.


시선을 낮추어 문득 바라본 아이의 눈에는

싱그러움이 형형색색

그 빛은 무한의 깊이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이내 터져나와 아이의 걸음을 포근히 밝힙니다


횡단보도의 건너편에서 아이는 손을 내리고

나는 고개를 들어봅니다

지나가는 이 눈에는 공허만이 사그라들고

잠시 나에게 왔던 온기는

내가 지나온 곳, 그 어딘가에 잃어버린 듯합니다


초록 불이, 빨간 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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