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병원에서 일을 하다 보면 나에게 월급을 주고 있는 사장님들이 얼마나 많은지, 대충 세어봐도 5명은 넘을 것 같다. 그들이 나에게 주는 월급은 제각각이다. 200~300만 원에서 500만 원 간혹 1000만 원 단위가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땐 실제로 이렇게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허황된 말에 웃음도 난다.
그런 그들 중에는 말로만으로 끝내는 것이 아닌 내 월급을 그때그때 공책에 꼼꼼하게 적어 두는 이들도 있는데 가끔 자랑하듯 보여줘서 읽어 보면 생각보다 자세히 적혀있다. 직원들 중 누구는 이래서 보너스를 얼마를 주고 누구는 저래서 월급을 깎고 하는 것이 자신만의 이유가 있는 것 같아 꽤 재미있다.
월급 공책을 보고 있으면 실제 돈은 아니지만 마음이 좀 묘하게 편해진다. 내가 하는 일에 누군가 좋은 평가를 해주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되어서일까. 심적인 급여를 받는 다면 이런 기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렇게 월급을 주는 사장님들이 계시면 반대로 해고를 하는 사장님들도 계신다. 해고를 남발하는 분도 있고 벌점을 부과하는 시스템을 운영하시는 분도 있다. 벌점은 3점이 넘어가면 해고다. 기준은 그분의 그날 기분에 따라 다르다. 언젠가 나도 간식날 라면개수가 맞지 않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했었다. 그럴 때는 웃으면서 알겠습니다 하면 흠- 하고 콧바람을 불면서 다음에는 잘하라고 하면서 돌아간다. 나는 아무 일 없는 듯이 다음날 출근을 하고 그 사장님도 별말 없이 서로 인사한다.
직장 생활이 다 그렇지만 병원에서 일을 하는 것도 다른 직장 생활과 비슷한 것 같다. 요점은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때로는 일을 하고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면 몸이 피곤한 것보다 마음이 힘들었는데 가끔 환자들의 망상이 웃음을 짓게 한다는 것이 이상하면서도 재미있다.
오늘도 나는 사장님들을 만나러 출근한다. 누구는 내 월급을 올려주고, 누구는 나를 잘랐다가 다시 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