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의 이야기

변화(상)

by 지인

L은 깡마른 체형에 큰 키를 가진 중년의 아저씨인데 마치 까마귀가 우는듯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그 목소리로 끝없이 떠들며 다른 환자들의 화를 돋우는 사람이었다. 주로 자기보다 체구가 작거나 약간 어리숙한 이들에게 옷이나 신발, 혹은 간식으로 시비를 걸고 때로는 한 대씩 때리기도 하는 요주의 인물이었다. 그래서인지 항상 소란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병동의 거의 모든 환자들은 그를 싫어했다. 몇 없는 그의 친구들도 그의 욕설과 시비조의 말투에는 짜증을 냈다. 그의 이런 행동은 병동 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그렇게 안하무인적인 태도로 병원생활을 하던 그는 어느 날 만만하게 보던 다른 환자에게 똥침을 놓는 기행을 벌인 것으로 다른 병동으로 쫓겨나게 되었다. 본인은 장난이었다고 하며 평소처럼 잔소리를 듣고 적당히 넘어갈 수 있는 일정도로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똥침을 당한 피해 환자는 분노에 길길이 날뛰며 화를 삭이지 못했다.


인계를 듣는 나도 어이가 없는 일인데 당한 환자는 상상이상의 충격을 받은 듯했다. 그는 중년의 나이까지 살아오면서 이런 심각한 모욕을 당한 적이 없었다며 경찰에 신고한다며 날뛰었다. 그렇게 L은 강제로 이사를 갔다. 쫓겨가는 그날 까지도 그는 별일도 아닌데 유난 떤다며 불평을 했다.


참 한결같은 사람이라고 표현해야 할까 쫓겨난 병동에서도 L의 생활은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끊임없이 떠들고 다른 환자들에게 시비를 걸어가며 기분 내키는 대로 살아가고 있었다.


그렇게 L이 전동을 간지 두 달 정도 지났을무렵, 만만해 보이는 환자들에게 시비 거는 것이 지겨웠는지 아니면 평소대로 만만하게 보았는지, 그 병동에서 불같은 성격으로 유명한 환자에게 시비를 걸었다가 얻어맞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람 참 변하지 않는구나 하고 웃었었다. 그가 무슨 일을 저질렀든지 이사를 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그의 소식을 한 귀로 흘리며 나와는 당분간 관계가 없다며 여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이상하게, 나는 L이 다시 올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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