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4)

헬프

by 지인

환자들의 면도를 지켜 보는중에 다른 병동에서 헬프 요청이 왔다. 헬프요청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해당병동의 직원들로만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경우 다른병동의 직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다. 주로 낙상과 같은 응급상황이나 환자들간의 주먹다짐으로 인해 가까이 접근하기 위험한경우 요청이 들어온다.


급히 면도 관리를 다른 직원에게 맡기고 헬프 요청을한 병동으로 뛰어갔다.


뛰어가보니 다행히 라고 할까 응급상황은 아니었다. 다만 환의 상의가 다찢어진 환자들 둘이 맡붙어 싸우고 있었다. 분노가 머리를 지배했는지 뜯어 말리는 직원들을 매단채 서로 팔다리를 마구잡이로 휘둘러댔다.


나도 곧장 가세했다. 덩치가 큰쪽으로 달라 붙어 한쪽팔을 붙잡아 벽으로 밀었다. 직원 셋이 붙고 나서야 그들은 떨어졌다.


열이오른 환자들의 힘이 어찌나 센지 떨어뜨리는 것만으로도 정말 힘들었다.


싸운 이유는 별것 아니었다. 음료수를 나눠 먹지 않는다며 싸운것이었다. 환자들간의 싸움은 대부분 별것아닌 이유로 일어났다. 병원 밖의 사회에서는 왠만해서는 일어나지 않는 일들이었다. 나이가 50이 넘어서 음료수를 이유로 싸우다니. 욕구에 충실하다고 해야할까.


결국 둘은 주치의 소견에 의해 잠시 독실에서 잠시 감정을 추스리게 되었다.


놀란 간호사의 얼굴과는 반대로 구경하던 환자들의 표정은 가을 볕을 쬐는 것처럼 평온했다. 대조적인 그들의 모습에 왠지 웃음이 났다.


싸움을 벌인 이들이 감정을 다스리고 나와도 다시 싸움이 날것 같다. 구경하던 환자들이 싸움의 원인이던 음료수를 다마셔 버렸기 때문이다.


오늘, 다시 불려올것 같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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