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파랑
바다같이 푸른 눈을 가진 친구가 있습니다.이 친구의 푸른 눈에는 늘 다정함이 가득합니다.함께 보낸 시간이 길지는 않지만 그동안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하며 이해받았습니다.이 친구의 이야기도,나의 이야기도 정말 많이 하며 서로 치유 받은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 친구 덕에 지쳤던 한 학기동안 학교에 가는 것이 즐거웠고,웃으면서 커피 한 잔을 같이 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사실이 즐거웠습니다.나이와 국적을 떠나,하는 일을 떠나 순수하게 즐거운 대화였기에 매 시간 기다리곤 했어요.무엇보다 이 친구는 내 삶의 방식을 숨막힌다고 하거나 치켜세우지 않고,그저 열심히 사는 것은 좋지만 매번 픽픽 쓰러지는 나를 걱정하기만 했습니다.늘 나에게 날 더 챙기라고 말하는 사람 중에 하나입니다.성적도 살아야 남는거지 죽으면 어디다 쓸거냐고 농담도 하면서요.나와 다른 방식을 가진 사람이라 시야가 조금 더 넓어질 수 있게 해준 사람입니다.
무너져 엉엉 울고 있을 때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네가 삶을 포기한다면 당장 한국으로 돌아와서 무덤에 침을 뱉을테니 그런 생각은 집어치우라고 하는,살벌한 유머를 가진 친구기도 합니다.사실 이 친구의 자유로움이 부럽습니다.인생을 즐기는 태도와 그 중 내린 선택에는 책임을 지는 모습들이 멋있어 보이곤 합니다.
영어로 대화하면 언어 장벽이 어느정도는 있기 마련인데,이 친구와는 둘 다 모국어가 아닌 영어로 정치 얘기와 종교 얘기까지 가능할 정도로 말이 잘 통했습니다.농담을 많이 하는 유쾌한 친구라 말하는 것이 늘 즐거워 영어실력도 많이 돌아왔지요.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온 친구라 이제 곧 이별을 앞두고 있지만,친구가 말했듯이 good bye가 아닌 see you again을 믿고 있습니다.이 세계 어딘가에서 다시 만나리라 믿고,마음은 함께할테니 너무 슬퍼하지 않으려 합니다.다만 생생한 친구의 제스처들과 어느샌가 나에게도 옮아버린 말버릇등은 짙게 남아있겠죠.
이 친구에게 말해주곤 하던 것들이 있습니다.네 눈이 아름답지만 그건 색이나 모양 때문이 아니라,네 눈빛 때문이라구요.독특하게도 이 친구는 눈으로 많은 것들을 말합니다.걱정스러운 눈빛이나,따스하게 바라보는 눈빛,웃음짓는 눈빛이 이 친구보다 뚜렷한 사람을 아직 본 적이 없습니다.아마 이 친구의 주변 사람들이 눈이 아름답다고 하는 것도 그 눈빛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하고 짐작하곤 합니다.
이 친구는 나에게 나는 투명하고,줏대는 확실하지만 남의 의견을 듣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합니다.다른 의견을 존중할 줄 알고 재밌으며 책임감이 있다고요.고마운 이야기입니다.그리고 내 주변의 현명하고 다정한 사람들이전부 나의 장점을 비슷하게 말하는 것을 보고,이제 그냥 믿어보기로 했습니다.이들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고 믿고나 자신을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해주기로 했습니다.
곧 떠나는 친구가 많이 보고싶을 것 같습니다.그리고 본국에 돌아가 친구가 덜 힘들기를 바랍니다.한국에도 그를 걱정하는 사람이 있고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으니,본인이 원하는 대로 일들이 잘 풀리기를 바라고 과거때문에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이미 충분히 멋있고그 일보다 훨씬 가치 있는 사람이니까요.
Wish you all the b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