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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 long Dec 24. 2021

그 무엇이라도

사랑하는 사람들

지금 나는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

무엇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이 중요한 시기에 나는 손을 놓고 있다.

힘이 되고 싶은 건 마음뿐 아무 행동도 하고 있지 않다.

안간힘을 다해 병을 이겨내고 계신 우리 엄마에게도 출입을 할 수 없어서 가보지도 못하고 있다.

쌓이는 건 미안한 마음뿐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부디 잘 극복하셔서 하루빨리 회복되시길 기도하는 것 빼고는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

엄마가 내게 믿음을 주셨듯이 이제는 내가 엄마에게 믿음을 드리고 싶다.

분명히 회복되실 것이다.

이겨내실 것이다.

엄마에게 힘을 드리고 싶다.

씩씩하게 이겨내시라고 엄마에게 믿음직한 딸이 되고 싶다.


아이 셋 모두 도약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런 아이들에게도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

지금은 온전히 그들의 몫이다.

각자가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

그들도 나도 알고 있다.

내가 그 무엇도 해줄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무엇이라도 해줘야만 할 것 같다.

부디 각자가 가고자 하는 곳의 문을 스스로 활짝 열기를 바란다.

모두 해내리라는 강한 믿음, 그 믿음으로 응원한다.

살아보니 그렇더라.

누군가가 믿어준다는 것 그것이 살아가는 힘이더라.

우리 엄마가 나를 믿었기에 그 힘으로 살아냈다.

나도 그들의 힘이 되고 싶다.

그 어떤 일 앞에서도 그리고 언제까지라도 나는 그들을 믿는다.


엄마가 자식을 낳고 그 자식이 또 자식을 낳아 살아간다.

부모와 자식이라는 이름으로 피와 살을 나눠가지면서 살아간다.

어느 때, 어느 자리에서나 무엇이라도 나눠주고 싶다.

어린 나이에는 한 번이라도 더 먹기를 권하며 육체를 성장시킨다.

때가 되면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생각을 성장시켜야 한다.

또 어느 때가 되면 침묵도 필요하다.

스스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혼자일 필요도 있다.

엄마와 자식 그리고 또 그 자식의 자식들까지도 각자의 봄여름 가을 겨울이 있다.

엄마의 겨울을

식의  환절기를

자식의 자식들의 봄을 위하여

믿음과 사랑으로 서로를 위하여 그 계절을 잘 보낼 수 있도록 힘이 되어주어야 한다.

누구에게나 오는 계절이지만

내 엄마와 나 그리고 내 자식의 인생이니까 사계절이 모두 소중하다.

그들을 위해서라면 그 무엇이라도 해주고 싶다.

그 무엇이 무엇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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