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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 long Feb 06. 2022

부부의 원리

부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고귀한 이름이 사랑이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사랑을 하면 뭐라도 주고 싶어 진다.

주고 또 주고도 뭐라도 더 주고 싶어 진다.

너를 주고 나를 주고 서로를 모두 주는 과정이 결혼이다.


서로가 하나가 되어 그야말로 고귀한 새 생명을 낳는다.

네가 내가 아니고 내가 네가 아닌 것을 서로 깨닫게 될 때

새 생명은 '우리'라는 울타리를 일깨워준다.

우리는 서로 영원토록 사랑할 '자식'을 낳아 다시 하나가 된다.


네가 너인  것이 내가 나인 것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게 된다.

너의 사랑이 나를 향하지 않아도

나의 사랑이 너를 향하지 안터라도 괜찮다.

자식을 낳아 기르다 보면.


어느새 자식이 우리가 서로 처음 만날 때의 모습으로 자라 있을 때

우리는 각자 자신의 부재를 깨닫는다.

'나는 어디에 있나?'

너의 부재나 사랑 따윈 그다음 문제다.


시간이 하루하루 지나가면서 너와 나는 서로의 옆에 서 있게 된다.

서로가 싫었다가 다시 좋았다가 공중에서 시소라도 타고 있는 것만 같다.

오래된 옷이 편하다가도 싫을 때가 있다.

싫을 때는 훌훌 벗어던지고도 싶다.


나 편하자고 훌훌 벗어던지게 되면 당장은 편할 것이다.

그런데 나의 불편한 옷을 자식들이 들고 있어야 한다.

자식들을 위해서도 불편한 옷을 나는 다시 입어야 한다.

다소 싫더라도 입다 보면 입었던 옷이 편하다.


더 나이 들어 송송 났던 가시는 다 무뎌지게 되고

서로 늙고 병들었을 때 무거운 숟가락 들어줄 사람은 부부다.

늙었다 타박 안 코 포근히 안아줄 사람은 부부다.

애정에서 '애'가 사라지고 정만 남아도 부부는 부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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