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oung long Jan 06. 2024

나를 믿어볼 생각이다.

실천, 건강

  사람을 말할 때 어떤 이는 사람은 변한다고 말하고, 어떤 이는 사람 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외형보다 내면을 얘기할 때 그런저런 말들을 하는 것 같다. 사람들의 생각은 뭐 그렇다 치자, 그런데 내게 묻고 싶다. "넌 어떤데?" 이런 질문을 하는 건 스스로 한판 붙어보자는 생각이 깔려 있다.


근 이 년간 내게 너무 관대하다. 달리 말하면 본능에 충실한 날 그저 바라만 보고 있다. 먹고 싶은 걸 주저 없이 먹고 있다. 운동다운 운동은 안 하고. 그 와중에 많은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라고 말할 정도로 흔한 걱정을 염치없이 하고 있다. '이러다 뚱보 되는 건 아닌가?'라고 생각할 정도로 옆으로 심하게 성장(?) 아니 팽창(!)하고 있어서 걱정을 안 할 수도 없다.  


성장 과정 중에 좀 많이 변했나? 그런 생각을 할 때도 있었다. 왜냐하면 십 대 때까지 온 식구들로부터 "느리다.", "굼뜨나.", "곰 같다."라는 비슷비슷한 말을 수도 없이 들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식사 때마다 빨리 먹으라는 독촉을 들을 정도로 매번 늦게 먹었었다. 그러다가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는 아이들과 남편에게 "빠르다."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둘 다 나인건 맞다.


지금도 스스로 웃음 짓는 건 그 어릴 적에 그렇게 숫하게 느리다는 말을 들었으면 주눅 들 만도 하고 약간이라도 위축될 만도 한데 매번 어제와 다름없이 느리게 행동하면서 큰 타격을 받지 않았었다. 주변 가족들이 그런 말을 할만하다고 인정하면서 빨리 행동하고 싶지만 안된다는 걸 알기에 스스로도 어쩔 수 없다는 판단을 했다. 그래서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었던 것 같다.


그런 내가 식사 준비를 하거나 김치를 담그거나 그럴 때면 옆에서 보고 남편이 "어떻게 그렇게 빨리할 수가 있어?"라고 말한다. 아이들하고도 같이 공부를 하면서 빨리하기를 기대하면서 경주하듯이 공부하기를 즐겨했었다. 가사를 할 때나 직장에서도 텃밭을 일구면서도 어릴 적 그 느리던 나는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다. 무슨 이유로 느리던 내가 빠르다는 말을 듣게 되었는지 스스로도 그 원인을 찾을 수가 없다.


살면서 알게 모르게 내게 주문을 걸었었다. 이십 대 때는 일에 미쳐보는 게 가장 멋진 나라는 생각으로 정말 후회 없이 열심히 일했다. 삼십 대에서 사십 대 중반까지는 전업주부였었다. 그때는 아이들을 키우는 일을 세상에서 제일 많은 연봉을 받은 사람처럼 최선을 다해 최고의 노력을 하는 자세로 임하겠다는 생각으로 살았었다. 아이들 앞에서 한 말은 꼭 지킨다는 생각으로 살았다. 그리고 매번 지금 현재 내게 1번으로 생각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으로 행동했었다. 때마다 스스로에게 엄격하게 실천을 종용했었다.  


남편이 지켜보면서 하는 말이 있다. "일관성을 잃지 않고 하기는 힘든 일인데 당신은 그걸 하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내 장점을 꼽으면서 첫머리에 '결단력, 추진력'이라고 썼었다. 삼십 년을 함께한 남편은 내게 그렇게 관대한 건 아니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내게만 반대의사를 쉼 없이 표하는 사람이라 "백과사전에서 김영미 반대말을 찾으면 당신 이름이 나올 거야."라는 말을 할 정도로 내게 관대하지 않았다. 그래도 일 년에 한두 번 정도 내게 칭찬을 하는 걸로 이렇게 삼십 년을 이어온 것이다.  


장황하게 내게 나를 일깨우는 사설을 하는 이유가 있다. 큰 병을 앓았었다. 그 병은 비만이 적이다. 오 년을 넘기고 약을 끊고 많이 해이해졌다. 먹고 싶은 걸 다 먹으면 안 된다. 평생 동안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한다. 과로를 해도 안되는데 눈앞에 일을 해결해야 맘이 편한 사람이라 죽기 살기로 일을 열심히 해버린다. 수술했던 부위가 가끔 통증이 느껴지고 양팔이 이유 없이 많이 아프곤 한다. 어제도 멀리서 딸이 와서 약침을 놓고 추나를 해주고 갔다.


무섭다. 건강하게 찬란한 황혼을 보내고 싶다. 건강을 위해 하나하나 실천하고 다이어트도 해야 한다. 그 좋아하는 커피는 거의 끊었다. 이제 열심히 운동하고 먹는 것도 자제하면서 적극적인 관리를 해야 된다.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을 원치 않으면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두려움을 쫓는 길은 건강해지는 게 답이다. 부탁이다. 스스로를 위해 각성해라. 쓸데없이 관대하고 허용적이어서는 안 된다. 지금부터 시작이다. 큰맘 먹고 나를 위해 새롭게 다짐하고 실천해 보자. 지금부터 내게 1번은 나다. 잊지 말거라. 김영미 파이팅!!!



작가의 이전글 선을 지키는 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