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은 몸에서부터 시작된다
눈물바람 1년을 지나, 나는 나를 믿기 시작했다
팀장이 된 첫 해, 나는 눈물도 많이 흘렸다.
모든 프로젝트의 일정이 내 손에 달렸고,
누구보다 먼저 데드라인을 계산해야 했으며,
사장님을 비롯한 모두가 출시일과 스케줄을 나에게 묻기 시작했다.
오타 하나, 파일 정리 하나도 모두 내 책임이었고, 매일이 사고의 연속이었다.
회사 생활을 비교적 유쾌하게 보내왔던 나였지만,
그 1년은 말 그대로 정신없는 생존기였다.
돌이켜 보면,
그때 나는 나조차도 나를 믿지 못했던 시기였다.
지금의 나는 조금 다르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 믿음은 자연스럽게 팀원들에 대한 신뢰로 확장되었다.
리더십의 시작은 결국 ‘믿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를 믿지 못하면, 팀원에게도 확신을 줄 수 없다.
그리고 이 믿음을 갖기 위해 꼭 필요했던 두 가지가 있었다.
바로 자신감과 결정력.
신기하게도 이 두 가지는
매일 조금씩 몸을 움직이는 일상 속에서 키워졌다는 걸
올해 들어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코로나 이전, 나는 헬스장에 등록했다.
처음엔 단순히 체력을 관리하고 싶어서였지만,
이후 필라테스, 요가, 수영, 테니스까지
종목은 바뀌었어도 운동만큼은 꾸준히 내 삶에 남아 있었다.
올해 어느 날, 러닝머신 위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5분만 더 해보는 끈기,
묵묵히 루틴을 지켜내는 이 태도.
이게 나를 팀장으로 성장시킨 게 아닐까?”
운동은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일이 아니다.
하루를 설계하고, 집중도를 점검하며,
내 몸의 감각을 통해 오늘의 나를 인지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이 과정은 리더로서의 삶과 참 많이 닮아 있다.
오늘 어떤 운동을 할까? vs 오늘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내가 이만큼 성장했나? vs 팀이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나?
너무 무리하지 않았나? vs 너무 많은 일을 팀에 안기지 않았나?
다시 할 수 있을까? vs 실패했지만 다음을 도전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그에 대한 정직한 답을 내려보는 경험.
그것이 내가 이해한 리더십의 본질이다.
운동은 나에게 정기적인 리셋의 기회다.
책상 앞에서 멍하니 업무에 매몰되어 있을 때,
헬스장에서의 1시간은 하루 일과를 정리하고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시간이 되어준다.
지금의 나는 괜찮은가?
나는 팀의 리더로서 중심을 잘 잡고 있는가?
이 작은 질문들이 쌓이면서,
나는 다시 나를 믿을 수 있게 되었다.
지금도 나는 완벽한 리더는 아니다.
다만 이제는 흔들리는 자신을 부정하기보다
“괜찮다, 다시 중심은 잡을 수 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운동이 그렇게 나를 만들었다.
작지만 꾸준한 움직임이, 결국 삶의 방향까지 바꿔놓을 수 있다는 걸
나는 직접 체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