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반 고흐, '씨 뿌리는 사람' (1888)
진료실 문이 열리고, 한 환자분이 들어온다.
"선생님, 저 이번 달도 또 실패했어요."
40대 중반, 세 아이의 엄마. 지난 8개월간 GLP-1 주사를 맞으며 18kg을 감량했던 분이다. 약값 부담으로 중단한 지 두 달 만에, 체중은 다시 10kg이 늘어 있다.
"선생님이 말씀하신 대로 단백질도 챙겨 먹고, 운동도 하려고 했는데... 왜 안 될까요? 제가 의지가 약한 걸까요?"
그분의 눈에 고인 눈물을 보며, 나는 깨닫는다.
문제는 그분이 아니다.
문제는 우리가 만든 시스템이다.
20년 넘게 가족의학과 의사로, 비만 전문의로 일하며 수천 명의 환자를 만났다. 그들 모두 '어떻게 살을 빼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다르다.
2025년 12월 1일, 세계보건기구(WHO, World Health Organization)가 JAMA에 한 편의 가이드라인(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fullarticle/2842199) 을 발표한다.
제목은 단순하다:
"성인 비만 치료를 위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약물 사용 가이드라인"
하지만 그 속에 담긴 메시지는 충격적이다.
"약물만으로는 글로벌 비만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
숫자는 명확하다:
전 세계 10억 명이 비만으로 고통받고 있다
GLP-1 생산량을 최대로 늘려도 **1억 명(10%)**만 커버 가능하다
사용자의 50%는 1년 내 중단한다
중단 후 56%가 요요 현상을 겪는다
감량한 체중의 40%는 근육이다
더 놀라운 건 WHO의 권고 등급이다.
"조건부 권고(Conditional Recommendation)"
GLP-1이 효과가 없어서? 아니다.
오히려 효과는 입증되었다.
조건부인 이유는 이것이다:
✓ 장기 안전성 데이터 부족
✓ 월 40만~80만 원의 높은 비용
✓ 중단 후 체중 재증가
✓ 의료 시스템 준비 부족
✓ 집중 행동 치료(IBT, Intensive Behavioral Therapy) 없이는 효과가 지속되지 않음
WHO는 강조한다:
"사람 중심의, 차별 없는, 통합적 비만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진료실에서 그 환자분을 만났을 때,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WHO가 발표하기 전부터.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다.
"선생님, 저도 알아요. 단백질 먹어야 하는 거, 운동해야 하는 거. 다 아는데... 왜 안 되는 걸까요?"
처음에는 나도 교육이 부족한가 싶어서, 더 열심히 설명했다.
탄수화물 대사 과정, 인슐린 저항성, 렙틴 호르몬...
하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그러다 내가 공부하게 된 게 행동 심리학이다.
수용전념치료(ACT, Acceptance and Commitment Therapy),
변증법적 행동치료(DBT, Dialectical Behavior Therapy),
동기 강화 상담(MI, Motivational Interviewing).
그리고 깨닫는다.
사람들은 지식이 부족한 게 아니다.
자신의 삶에서 건강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
40대 중반 직장인 남성 환자분이 있었다.
당뇨, 고혈압, 지방간. 의학적으로는 "고위험군"이다.
"선생님, 솔직히 살 빼는 게 뭐가 중요한가 싶어요. 그냥 약 먹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나는 묻는다.
"요즘 가장 하고 싶은 게 뭐세요?"
잠시 침묵이 흐른다. 그리고 그분이 말한다.
"...초등학교 4학년 딸이 있어요. 얘가 요즘 자전거 타기를 배우는데... 같이 타고 싶은데 숨이 차서 못 따라가요. 그게 미안해요."
그날부터 그분의 여정은 달라진다.
"당뇨 관리"가 아니다.
"딸과 자전거 타기"다.
6개월 후, 그분은 한라산 둘레길을 딸과 함께 완주한다.
이게 내가 배운 것이다.
건강은 숫자가 아니다.
건강은 의미다.
누군가에게는 '손주를 안아 올릴 수 있는 힘'이고,
누군가에게는 '계단 오를 때 숨차지 않는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거울을 볼 때 미소 짓는 나'다.
GLP-1은 놀라운 혁신이다.
하지만 주사는 '의미'를 주입해주지 못한다.
그게 내가 바이오뉴트리온을 시작한 이유다.
반 고흐의 '씨 뿌리는 사람'을 처음 본 건 대학생 때였다.
노을 지는 들판.
거대한 태양.
혼자 씨앗을 뿌리는 농부.
당시엔 그냥 아름다운 그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반 고흐가 이 그림을 그렸을 때, 그는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동생 테오의 경제적 지원에 의지하며, 그림은 팔리지 않았고, 정신적으로도 불안정했다.
그럼에도 그는 그린다.
미래의 수확을.
바이오뉴트리온을 만들면서,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듣는다.
"20년 경력 의사가 왜 스타트업을 하냐"고.
"안정적인 병원 생활 놔두고 왜 고생하냐"고.
솔직히 쉽지 않다.
투자자를 만나고, 사업 계획서를 쓰고, 개발자와 밤새 회의한다.
의사로서의 삶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하지만 나는 씨앗을 뿌리고 있다.
오늘 저녁밥이 아니라, 내일의 수확을 위해서.
지금 진료실에서 내가 도울 수 있는 사람은 하루 20-30명이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로 우리가 도울 수 있는 사람은 수십만 명이다.
지금 내가 처방하는 약은 중단하면 효과가 사라진다.
하지만 우리가 심어주는 행동 변화는 평생의 자산이 된다.
지금 의료 시스템은 '치료'에 집중한다.
하지만 우리가 만드는 생태계는 예방부터 회복까지 전 과정을 포괄한다.
바이오뉴트리온은 두 개의 기둥 위에 서 있다.
하나는 과학이다.
체중 1kg당 1.2g 단백질 처방 → 근육 보존율 90%
대사체(Metabolome) 분석 기반 정밀 평가
한양대병원 IRB(생명윤리위원회) 승인 임상 협력
특허 5건 + PCT(특허협력조약) 국제특허 2건
숫자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우리의 완주율은 78.3%다. (업계 평균: 20-30%)
재구매율은 43%다.
고객만족도는 85.3/100점이다.
다른 하나는 마음이다.
AI가 아무리 정교해도, 알고리즘이 아무리 똑똑해도,
결국 건강을 만드는 건 사람의 마음이다.
그래서 우리는 심리학을 공부한다.
ACT(수용전념치료)를 통해:
"완벽한 식단"이 아니라 "나다운 식습관"을 찾도록 돕는다.
DBT(변증법적 행동치료)를 통해:
감정적 폭식이 왔을 때, 그 감정을 수용하고 다르게 반응하는 법을 배운다.
커뮤니티 챌린지를 통해:
"혼자가 아니구나"를 느끼게 한다.
우리의 여정은 이렇게 설계되어 있다:
첫 7-10일은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다.
대신 세 가지만 기록한다.
배고픔 (1~10점): 얼마나 배고픈가?
활력 (1~10점): 몸이 얼마나 생동감 있는가?
기분 (1~10점): 마음이 어떤 상태인가?
대사는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하는 살아있는 시스템이다.
마치 자동차처럼, 상황에 맞는 기어가 있다:
� 회복 주행 모드
스트레스 높고 활력 3점 이하일 때 → 탄수화물 적당히, 가벼운 요가
"나는 회복 중이다. 괜찮다."
⚡ 엔진 확장 모드
활력 7점 이상, 컨디션 좋을 때 → 단백질 증가, 고강도 운동
"지금은 밀어붙일 수 있다."
� 균형 주행 모드
장기 지속 가능한 패턴 → 유연한 식단, 즐거운 활동
"나는 지속 가능한 삶을 산다."
� 절약 주행 모드
질병, 명절, 극심한 스트레스 → 배고픔에 따라, 완벽함 포기
"지금은 살아남기만 하면 된다."
이것이 대사 설계의 핵심이다.
체중 감량은 언제나 '엔진 확장'만 하려고 하니 몸이 망가진다.
하지만 우리는 상황에 맞춰 모드를 바꾼다.
월요일 당직 후 화요일은 회복 모드.
금요일 컨디션 좋을 땐 엔진 확장 모드.
명절엔 절약 모드.
몸의 신호를 듣고, 그에 맞춰 운전한다.
첫 7일: 동기 부여
"왜 나는 건강해지고 싶은가?" 진짜 이유를 찾는다.
21일: 습관 형성
작은 행동들이 자동화된다. "해야 해"가 아니라 "하게 돼"가 된다.
90일: 정체성 전환
"살 빼는 사람"이 아니라 "건강한 사람"이 된다.
한 사용자분이 남긴 후기가 있다.
"처음엔 몇 키로 빠졌네, 그게 중요했어요. 그런데 3개월 지나니까... 제가 달라진 게 느껴졌어요. 아침에 일어날 때 몸이 가벼워진 게 아니라, 마음이 가벼워졌어요. '오늘도 나를 돌보는 날'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이게 우리가 만들고 싶은 변화다.
WHO 가이드라인에서 가장 마음 아팠던 부분이 있다.
"형평성(Equity) 문제"
GLP-1 약물은 월 40만~80만 원이다.
년간 500만~1,000만 원이다.
누가 이 약을 쓸 수 있을까?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
보험이 잘 되는 직장에 다니는 사람.
의료 정보 접근성이 좋은 사람.
가장 절실한 사람들이 오히려 소외된다.
실제로 한국의 GLP-1 시장은 1조 원을 넘어섰지만,
그 혜택은 일부 계층에 집중되어 있다.
저소득층, 중장년 여성, 지방 거주자들은
약값 부담으로 치료를 포기하거나,
중단 후 요요로 더 큰 좌절을 경험한다.
이것이 5,000억 원 규모의 경제적 손실이며,
더 중요하게는, 수십만 명의 건강 불평등이다.
바이오뉴트리온이 꿈꾸는 미래는 다르다.
약물은 한 달에 수십만 원이다.
하지만 행동을 배우는 비용은 그보다 훨씬 적다.
더 중요한 건,
한 번 배운 행동 변화는 평생 자산이 된다는 것이다.
월 40만 원을 평생 낼 수는 없다.
하지만 "건강하게 사는 법"을 한 번 배우면,
그건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나의 것이다.
WHO는 말한다:
"보편적 의료 보장(UHC, Universal Health Coverage) 안에서,
모든 사람이 차별 없이 비만 치료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도 같은 꿈을 꾼다.
강남에 사는 사람도, 시골에 사는 사람도.
대기업 직원도, 자영업자도.
20대 청년도, 60대 어르신도.
누구나 자신의 건강을 설계할 수 있는 세상.
구체적인 목표가 있다.
2026년: 연 매출 10억 원
2028년: 대한민국 GLP-1 사용자가 가장 먼저 찾는 대사 건강 파트너 1위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숫자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진짜 목표는 이것이다:
2026년:
1,500명의 사용자가 "혼자가 아니구나"를 느끼게 한다.
그들의 근육 보존율 90%를 지킨다.
단 한 건의 이상반응도 없이, 안전하게.
2028년:
수만 명이 "나도 할 수 있구나"를 경험하게 한다.
GLP-1을 중단한 사람들이 요요 없이 건강을 유지하게 한다.
저소득층도 접근할 수 있는 가격으로, 모두에게.
2030년:
WHO가 요구하는 "통합 비만 생태계"의 한국형 모델이 된다.
우리의 데이터와 경험이 정책으로 반영된다.
다른 나라들이 벤치마킹하는 케이스가 된다.
거창해 보이는가?
그렇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20년 전 내가 의사가 되었을 때도,
모두가 말했다. "여자 의사가 비만 전문으로? 힘들 텐데."
10년 전 행동 심리학을 공부한다고 했을 때도,
동료들이 물었다. "의사가 왜 심리학을?"
5년 전 스타트업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도,
주변이 걱정했다. "안정적인 거 두고 왜?"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 모든 선택이 씨앗이었다.
20년의 임상 경험,
10년의 행동 심리 연구,
5년의 스타트업 도전.
이 모든 씨앗이 지금 싹을 틔우고 있다.
반 고흐의 '씨 뿌리는 사람'을 다시 본다.
거대한 태양이 지고 있다.
어둠이 곧 오겠지.
하지만 농부는 멈추지 않는다.
마지막 한 줌의 씨앗까지 뿌린다.
그는 알고 있다.
내일 아침 해가 뜨면, 싹이 나올 거라는 걸.
WHO의 가이드라인은 우리에게 말한다.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이다.
공평하고, 통합적이고, 지속가능한 비만 생태계를 만들 시간이다."
나는 답한다.
"네, 우리가 하고 있습니다."
완벽하진 않다.
아직 부족한 점도 많다.
넘어질 때도 있고, 실패할 때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씨앗을 뿌리고 있다.
오늘의 한 사용자가,
내일의 천 명이 되고,
다음 달의 만 명이 되고,
몇 년 후의 수십만 명이 된다.
그리고 그때, 우리는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심은 씨앗이 자랐습니다."
건강 불평등이 줄어들었다.
GLP-1 요요율이 떨어졌다.
더 많은 사람들이 "나도 할 수 있구나"를 경험했다.
WHO가 요구한 그 생태계가,
우리 손으로,
여기 한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반 고흐는 생전에 그림을 단 한 점밖에 팔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그의 '씨 뿌리는 사람'은
전 세계 수백만 명에게 희망을 준다.
그는 미래를 위해 그렸다.
우리도 미래를 위해 심는다.
노을이 지는 들판.
혼자 서서 씨앗을 뿌리는 농부.
그 옆에 또 한 명이 선다.
그리고 또 한 명.
그리고 또 한 명.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우리는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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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중심에 두고, 기술은 도구로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