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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랜 Aug 25. 2021

소리와 기억

방황의 가치38_ 2010년 9월 1일


 

어떤 음악을 들으면 그때 당시의 내가 떠오른다. 요즘 한창 영감으로 충만하던 시절에 들었던 음반을 듣고 있다. 왠지 모르게 기분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음반. 그래서 듣는 동안은 안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오늘 휴대폰 벨소리를 바꾸느라 이것저것 들어보다 여러 가지 기억들이 스쳐지나갔다. 벨소리도 소리이고 음악이라 그런가 보다. 한창 일할 때 아침마다 듣던 벨소리도 있었고, 일하던 곳의 예전 상사의 벨소리와 같은 것이 내 휴대폰에 있어서 그의 얼굴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리고 그날, 집요하게 울려대던 그 벨소리가 떠올랐다. 이미 1년이 넘어버린 그때의 기억이 자연스레 재생된다. 사실 잊은 적이 없긴 하다. 아니 잊을 수가 없다. 그곳을 지나치거나 그와 관련된 것을 볼 때면 늘 떠올랐다. 정의 내릴 수 없는 감정이 나를 지배하고, 이유 없는 불안이 나를 잠식한다.      


언제쯤 떨쳐낼 수 있을까? 

무엇이든 무뎌지기 마련이던데, 이것 감정 또한 무뎌지는 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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