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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세이읽는남자 Aug 01. 2022

힘들다면 지구 사진을 보자

이렇게 생각하면 좀 편할 수 있는데,


나는 좀 힘든 일이 있거나 좌절하는 순간에는 지구 있잖아. 지구 사진을 자주 본다. 휴대폰 잠금 화면도 지구 사진으로 한다거나 막 그래. 이게 우주의 관점에서는 나는 아무것도 아니고, 먼지보다 소소한 존재이며, 더구나 내가 고민하는 이 문제는 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정말 하찮은 것이다. 이런 거지. 그렇게 문제를 좀 가볍게 만들어서 스트레스를 덜어. 그렇잖아. 지금 당장이야 죽을 것 같이 힘들어도 사실 좀 뒤로 떨어져서 보면 뭐, 그닥? 인 경우가 많잖아.


그런데 최근에는 이런 생각도 들더라. 이제 좀 뭔가 나도 책 좀 읽고, 지식이 들어가니까 미시적으로 보게 된 건데. 결국 인간은 결국 화학작용에 의해서 사고하고 움직이는 거 아닌가 싶은 거지. 내 기분도 호르몬과 같은 화학적인 반응으로 이루어진다는 거야. 우울하면 약 먹잖아. 아니면 명상이나 생각 많이 해서 내 몸 안에서 화학약품을 저절로 낸다거나. 그렇지. 엔도르핀같이, 어떤 경우에 발생하는 호르몬을 스스로 낼 수도 있는 거잖아? 명상을 겁나게 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내는 그런 거지. 우울한 마음을 몰아내고 긍정적인 기운으로 내 온 마음을 채운다. 이런 게 사실 내가 나를 조절하는, 다시 말해서 내가 내 안에 일어나는 화학작용을 스스로 조절하는 그런 방법인 거 같아. 그게 잘 안되면 이제 외부에서 약 같은 걸 처방받아야 하는 거지?


문제가 생기면 일단 단순화시키고 해결책을 찾아야 되잖아. 너무 복잡하면 이게 뭐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거든. 그래서 나는 인간은 어찌 보면 생각보다 그렇게 복잡한 게 아니라. 화학작용, 전기 작용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생물이다. 이렇게 생각해 버려. 세상 끝날 것 같이 굴어도 이게 결국은 어떤 위기나 결핍이 나를 미치게 하는 거구나. 이렇게 판단해서 쉽게 생각하거나, 그냥 뭐 답이 없을 때는 잊어버려. ‘에라이 맘대로 돼라’ 해버리는 거지. 나를 보호하기 위한 거지. 그러니까 갑자기 뭔가 힘들거나, 우울하거나, 좌절될 때는 ‘내 안에 나쁜 화학작용이 일어나서 내가 그렇구나’ 하면서, 거기에 대응할 수 있는 화학작용을 생각해야 돼. 운동을 한다거나(운동하면 카테콜로민이 혈당을 낮춰주고, 인슐린 분비 억제한다거나) 명상을 한다거나(세로토닌. 행복 호르몬) 아니면 채소 같은 걸 먹는다거나. 그런 걸 해야 돼. 가만히 있으면? 안돼.


그런 거 보면 진짜. 내가 내 몸을 통제하고 조절할 수 있는가? 아닌 거 같지. 노력을 많이 해야 조금 가능한 일이야. 지식도 많아야 하고. 어쨌든, 가볍고 쉽게 생각하기, 긍정적인 활동으로 좋은 화학작용 일으키기 그런 거 해서 극복하도록 하자. 너무 크게 생각하고 말고. 오케이?


퇴근하자. 고생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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