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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둥근해 Apr 25. 2024

8. 나 애 키워봤던 경력자 맞아?

경력이 뭣이 중헌디


8. 나 애 키워봤던 경력자 맞아?


“요즘 잘 지내? 둘째라~ 수월하지??? ”

“첫째 키워봤으니까 그래도 둘째는 쉽겠다.”     


응???

      

요즘 내가 많이 듣는 말이다.

     

응????

     

둘째는 수월한 거야? 

누가 정해준 거야?

나 지금, 수월한 육아를 하고 있는 거야???

      

그래, 난 경력자가 맞다.


첫째를 낳았었고, 

어느덧 그 아이는 네 살이 되었다.     


근데.. 첫째는...

어떻게 큰 거지...?

내가 키운 게 맞나?

아이가 알아서 큰 건가 싶을 정도로 

둘째를 육아하고 있는 나는..


백지장처럼 새하얗다..     


경력이 많은 것이 

곧 능력이 좋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은 것처럼..

지금 내 모습이 그렇다.

     

첫째를 키워봤지만

둘째를 키우는 지금 

허둥지둥, 멘붕의 연속으로

딱 신참의 모습이다.


첫 모유수유를 할 때는

여전히 식은땀이 흘렀고, 

긴장했는지 어깨도 경직되었다.     


아이가 집에 온 첫날에는

내 손에 응아를 하며 영역표시하던 녀석의

엉덩이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음.? 난 지금 무얼 해야 하지?


뇌정지가 발생한 

신참 아르바이트생처럼..

돌발상황에서 나의 대처 능력은

 제로에 가까웠다.     


50일 가까이 된 지금도

“지금 왜 울지?”라는 남편의 물음에.

‘나도 모르지!’라는 마음을 한껏 담아 

두 눈 동그랗게 뜨고 

남편을 바라볼 뿐이다.      


사실 둘째를 임신했을 때,

둘째 육아? 

나도 수월할 거라고 생각했다.

한번 해봤으니까.

경험은 무시 못하니까.      


하지만 실전은 달랐다.

경험이 무색하다.


아기의 울음소리는 익숙해지지 않으며

왜 우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날도 많다.


수면교육은 무엇인지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목도 가누지 못하는 아이를 

목욕시키는 건 여전히 어렵다.     


어찌어찌 버둥버둥거리면서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있는 느낌이랄까..     


나의 이 허술함은

첫째를 키운 후,  

경력단절기간이 있어서라고,

또 아이마다 가진 기질이 다르니 그런 거라고,

육아는 정답이 없는 것이라 더 어려운 거라고,

나름의 합리화를 하며 

                나의 자존감을 지켜내 본다.            

    

"그래, 경력이 무슨 상관이냐.

엄마가 얼마나 능수능란하게 

아이를 다루는 게 뭣이 중하냔 말이다!!"


'어찌 됐든.. 진심을 다해 아이를 사랑하는 게 중요하지.

시간이 더 지나면, 엄마도 조금 더 능숙해지겠지'

라고 생각하며 나를 토닥여 본다.


그래도

허둥지둥 우당탕탕하는 상황에 비해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우리 아들내미에게 감사함을 전하며

오늘도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해 본다.  


   육아를 하며

‘다른 부모들은 어떨까? 

나만 이렇게 어렵나?’

하는 분들이 있다면 내 글을 읽고 

조금이나마 용기와 희망을, 동질감을 느꼈으면 한다.

우리 모두 어려워요 맞죠?? 


육아하는 모든 부모님들에게 응원을 전하며 오늘의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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