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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킴 Apr 29. 2024

엄마를 위한 자장가

엄마를 위한 자장가

자녀에게 최상의 것을 주고 싶어 하는 엄마의 모성애는 고결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태교음악이죠. 안락한 배속 보금자리를 내어주는 것도 모자라, 양질의 정서적 영양분까지 주려 노력합니다.


자장가는 태교음악의 연장입니다. 꿈결 같은 10개월을 보낸 태아가 세상으로 나오면, 진정한 의미의 수면을 갖습니다. 이때, 사랑하는 아이의 편안한 수면을 위해 자장가를 부릅니다. 명칭만 다를 뿐, 좋은 것을 내어주려는 마음은 언제나 같습니다.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자장가가 엄마의 정서적 안정에 유익하다는 소식이죠. 미국 오클랜드 대학 음악 심리학자 쌤 미어 교수는 “아기에게 매일 자장가를 불러주는 엄마들은 그렇지 않은 엄마보다 자존감이 높고, 우울증이 적으며, 스스로 풍요로운 삶(Well-being)을 살고 있다고 느끼게 된다.”는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아기에게 자장가를 불러주는 엄마가 대화만을 해주는 엄마들보다 아기와의 친밀감의 정도가 더 높게 나왔다고 합니다.   


엄마가 침대에서 잠투정을 하는 아기에게 나지막한 음성으로 자장가를 불러주면 아기는 마음이 안정이 되고 스르르 눈을 감기 시작합니다. 이때, 자장가를 부르고 있는 엄마도 함께 마음이 정돈되고, 마치 고민거리 없는 사람처럼 평온한 심리적 안정을 취하게 되죠. 처음 엄마가 되는 것만으로도 쉼 없는 스트레스인데, 이에서 잠시 떨어질 수 있는 안녕의 시간이 될 수 있다니, 아기와 자신 모두에게 얼마나 큰 유익입니까.   


 또 하나의 이득은 엄마의 휴식 시간이 길어다는 점이죠. 자장가를 듣는 아기가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더 빨리 잠든다고 합니다. 침대에서 엄마의 바람은 오직 하나. “제발 잠들거라.”입니다. 미국 마이애미 대학 유아원(nursery school)에서 실시한 티파니 필드 교수의 실험 결과입니다. 낮잠시간에 클래식을 듣는 아이가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35% 더 일찍 잠들었다는 것. 이에 더해, 엄마의 자장가는 아기의 수면의 질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자장가는 우리 아기 맞춤식 숙면을 위한 훌륭한 요술 지팡이 역할을 하는 거죠. 필연적으로, 엄마의 꿀 같은 혼자의 시간도 길어집니다. 육아전쟁 중 휴식만큼 좋은 선물이 또 있을까요? 자장가 부르기 실천을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또한, 엄마가 부르는 자장가는 1~2세 유아뿐만 아니라, 만 8세 정도의 아동까지 마음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다 큰 게 뭔 자장가냐?”라는 면박은 절대 금물입니다. 필자가 아이에게 자장가를 불러주던 시절, 다 큰 성인인 제 아내가 아이들보다 먼저 잠든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아기의 엄마/아빠 혹은 할머니/할아버지이거나, 잠재적 부모/조부모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를 위해서라도 자장가를 최소 두 곡은 알아두는 것은 어떨까요?  


자장가의 특징은 멜로디의 속도가 느리며, 가사가 반복됩니다. 또한, 음역대도 넓지 않아서 편히 연습하기에 안성맞춤이죠. 동서양을 막론하고 자장가는 같은 목적으로 작곡되었으므로, 과학자들은 자국어 외국어 상관없이 모든 아기와 엄마에게 동일한 효과를 발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자, 그럼 당장 대표적인 아래 두 개의 클래식 자장가의 반주 음악을 틀고, 한글 가사와 함께 1절만 연습해 봅니다. 단, 반주는 연습 때만 활용하시고, 실전에서는 반주 없이 나지막한 음성만으로 고요히, 천천히 부르십니다.


            1. 모차르트 자장가 (K. 350)  

            잘 자라 우리 아가 앞뜰과 뒷동산에  

              새들도 아가양도 잘들 자는데   

             달님은 영창으로 은구슬 금구슬을  

            보내는 이 한 밤 잘 자라 우리 아가  


        2. 브람스 자장가 (Op 49-4 “Lullaby”)   

                잘 자라 내 아기 내 귀여운 아기  

              아름다운 장미꽃 너를 둘러 피었네  

                잘 자라 내 아기 밤새 편히 쉬고  

                  아침이 창 앞에 찾아올 때까지   


덧붙임 1. 그 밖에 슈베르트 <자장가 (D. 498 “Wiegenlied”)>, 김대현의 <자장가> 그리고 이흥렬의 <섬집아기>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엄마를 위한” 훌륭한 자장가입니다.  


덧붙임 2. 혹시, 음치 혹은 박치(?)라서 도저히 자장가를 배우지도, 부를 엄두도 못 내는 부모가 있으시다면, 자장가 음악을 틀어주는 차선책도 고려해 볼 만합니다. 직접 부르는 자장가보다는 효과가 약하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결과는 기대해 볼 수 있답니다. 단, 영상은 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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