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영하 May 06. 2024

저 알아요, 왈츠

알아요, 왈츠 

비전공자 중 왈츠 곡의 제목과 작곡가를 입에서 술술 풀어낼 사람은 몇 안됩니다. 그렇다고 체면 구길만 한 일은 아니죠. 이미 익숙한 왈츠와의 생활을 하고 있는데, 제목만 모를 뿐이니까요.   


 이 챕터를 읽고 나면, 당신이 얼마나 왈츠와 친근한 환경에 살고 있는지 깨닫게 겁니다. 또한, 곡목까지 기억하게 된다면 자신의 품격이 올라가는 덤도 누릴 수 있습니다.  


1. 차이코프스키의 <꽃의 왈츠>: 아, 이 곡! 여느 집 아파트의 공동 현관문 초인종을 누를 때마다 A사 스피커에서 심심찮게 흘러나오는 컬러링(음악 벨소리)입니다. 동화 속 사탕 요정의 시녀들이 사뿐사뿐 움직이는 장면에서 나오는 왈츠답게 순수한 마음을 갖게 만듭니다. 문 앞에 서 있는 나에게, 어릴 적 코 흘리게 친구와의 설레는 만남을 기대하게 만드는 멜로디입니다.  


   호두까기 인형 2막에 나오는 이 작품의 공연은 12월 성탄절의 분위기를 물씬 느끼기에 충분하죠. 이에 매년 전회 차 매진을 이어갈 만큼 가장 사랑받는 발레음악 속 왈츠 곡입니다. 이야기 속 등장인물인 병정과 진저 브레드 인형은 발레곡과 왈츠를 기억하기에 안성맞춤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얼굴을 몇 번이나 봐 놓고 이름을 기억 못 하면 실례이듯, 음악에서도 마찬가지죠. 기억합시다. “차이코프스키의 <꽃의 왈츠>.”


 2. 브람스의 <왈츠 15번 >: 결혼식 전 배경 음악으로 귀가 닳도록 들어 본 왈츠입니다. 원래 피아노를 위한 소곡으로 작곡되었지만 대중들에게는 피아노 4중주로 편곡된 연주가 익숙하죠. 현악기의 부드러운 레가토 라인과 특유의 비브라토로, 곡을 더 기품 있게 표현하기 위해 이와 같이 편성된 듯싶습니다.  


그는 비교적 보수적인 색채와 중후한 분위기의 곡들을 다수로 작곡했었습니다. 그랬던 그가, 이토록 아담하고 예쁜 소품곡을 창작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습니다.  


3.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봄의 소리 왈츠>: 봄 행사 홍보영상이나 벚꽃축제가 열리는 공원에서 어김없이 울려 퍼지는 왈츠입니다. 첫 프레이즈(음절) "짠, 짜자잔 짜자잔 짜자잔 짠짠 짝짝 쿵짝짝..." 멜로디를 흥얼거릴 수 있을 만큼 익숙합니다.  


왈츠를 주제로 대화가 어디선가 시작된다면, 주저 말고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이름을 꺼내세요. 그는 왈츠의 왕입니다. 왈츠라는 장르를 춤을 위한 반주곡이 아닌, 독립된 연주곡으로 확립시킨 장본인입니다. 왈츠의 원조는 바이에른 지방의 민속 무곡이었습니다. 이를 점잖은 귀족 사회 품격에 맞는 실내춤곡으로 발전시킨 거죠.    


4.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다운 푸른 도나우강>: 사람들의 귀에 익숙함은 물론이요, 필수 교양클래식입니다. 빈 필하모닉이 연주하는 신년 음악회 무대에 매 해 앙콜곡으로 올리는 작품인 것도 알아둡니다. 우아함과 온화함을 품은 춤곡의 정수를 보여주는 왈츠입니다.

이전 11화 엄마를 위한 자장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