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소리는 입에서만 나옵니다
전제가 있습니다. 모든 소리는 입에서만 나옵니다. AI시대에 "두성 발성, 흉성 발성, 광대뼈(상악동) 발성" 식의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자제해야 합니다. 소리는 예외 없이 입에서 나옵니다. 그나마, 비성(콧소리)은 약간이나마 코에서 울리는 소리가 나옵니다. 나머지 모든 소리는 마이크가 머리 쪽에 있어도, 광대뼈에 가까이 대어도, 가슴 앞에 위치해도 들리지 않습니다. 이제부터 발성에 대해 논할 때는 생리학적으로 증명된 사실만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발성의 차이점은 인두강의 조절에
결론부터 말합니다. 보컬과 클래식 발성법의 차이는 인두강이라는 곳에서 생깁니다. 인두강은 성대 바로 위쪽부터 시작해 코 뒷부분까지 연결되어 있는 목 안의 통로 혹은 공간입니다. 상인두(코인두), 중인두(구강인두), 하인두(후두인두)로 나뉩니다. 예송 이비인후과 음성센터에서는 "클래식 성악가들은 인두강을 넓게, 깊게 만들 수 있어 목소리의 울림을 좋게 할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반면, "대중가수들 중 이 부분을 조절할 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라고 했습니다. 오해는 마십시오. 대중가수보다 '울림(공명)'이 좋다는 것이지 '음색'이 뛰어나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매력적인 목소리는 보컬이나 성악 모두에게 주어진 신의 선물입니다.
보컬은 상인두, 클래식은 하인두 조절이 핵심 테크닉
K-팝 가수, 발라드 가수나 트로트 가수들은 인두강의 윗부분인 상인두만을 늘리거나 조절하여 발성을 합니다. 이렇게 되면, V자 모양의 성대 전체면이 비벼지면서 울림이 약한 목소리가 납니다. (클래식에서 건너온 크로스 오버 가수들은 예외입니다.) 반면, 클래식 성악가들은 상인두, 하인두를 위아래로 아래로 깊게 넓게 벌리며 마치 뼈를 울리는 소리처럼 공명이 됩니다. 이때 성대는 일부 면만 비벼집니다.
성악가들은 하인두 부분을 열기 위해, 긴 시간을 훈련합니다. 어떤 사람은 선천적으로 이 부분이 잘 열리는가 하면, 또 다른 이들은 잘 열리지 않아 일찌감치 성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도 생깁니다. 의학적으로 인두강 주변 근육들은 불수의근(의식적으로 조절 불가능한 근육)입니다. 그러나 이곳은 어떤 가수들에게는 수이근(의식적으로 조절 가능한 근육)처럼 여겨질 만큼 조절을 잘하고, 성악 발성이 어려운 이들에게는 제어하기 어려워 좌절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성악 교사들은 레슨 중, 인두강 주변의 불수의근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 "아랫배를 팽팽하게 하라. 머리를 약간 숙여라. 호흡을 띄우지 마라. 어깨를 내려라."등의 지시를 합니다.
자신의 테크닉에 대한 명확한 이해
"보컬이나 성악이나 원리는 같다."라는 무책임한 말을 해서는 안됩니다. 잘못된 발성은 원리에 대한 오해로부터 기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필자의 유학시절 한 미국 보컬 트레이너의 인터뷰 장면을 보았습니다. 그는 "초심자들에게 보컬과 성악 발성의 차이를 '목을 연 소리(open throat voice)'와 '목을 닫은 소리 (non-open throat voice)'라는 용어로 명확하게 설명하고 레슨 방향을 결정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출발선에서부터 자신이 타야 할 트랙을 분명하게 제시하는 거죠.
이론은 이론일 뿐
자, 이번 내용은 어디까지나 두 가지 발성 대한 궁금증을 해부학, 생리학적 설명한 것일 뿐입니다. 완숙한 소리의 체득은 오직 연습실과 레슨실에서만 이루어 진다는 것이 만고의 진리입니다.
덧붙임. 크로스 오버 그룹 포레스테라의 <챔피언>을 검색하여 감상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