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허탈해졌다

약 때문 일 수도 있다는 게

by 문어

(13) #아이러니_하게도_난_살아가려_마음_먹었다

주치의(전공의) 선생님의 판단하였다는 것을 알고 제 분노와 슬픔은 허공에 사라졌습니다.
교수님께선 병동에 입원하면서 먹었던 약을 바꾸자고 하셨고, 저는 약을 바꾼 뒤 1주일간 진짜 힘들었어요.
온갖 부작용을 겪었거든요. 어지러움부터 시작해서 메스꺼움 발한 입마름 등등이요

그러다가 딱 1주일 될 때쯤 부작용들은 언제 있었냐 싶을 정도로 사라졌고, 그 대신 사람의 기분이 이렇게 평온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바뀌었습니다.

제가 상담때 했던 말도 생각나네요.
선생님께 "제가 기분 하나 좋게 하기 위해 이 모든 부작용을 겪어야 하는 건가요?" 물어봤더니
상담선생님은 "아쉽게도 그게 맞다"라고 하셨습니다

우울과 충동은 남아있지만 예전보다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들지 않았어요.

그때 예전에 교수님께서 하셨던 말이 생각났습니다.
우울증 약을 잘못 복용하거나 안 맞는 경우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라는 말이요. 병동에서 먹기 시작한 약, 더더욱 심해진 증상. 생각을 안 하려 해도 계속 연관되어 생각이 나더라고요.

내가 안 좋아진 게 내 상태가 안 좋아서 일수도 있지만, 약 때문이란 가능성이 열리니 허탈해졌습니다.

살려고 입원을 했는데, 더 심해진 증상으로 퇴원하였고
약을 바꾸고 괜찮아졌다는 게 좀 서글퍼지더라고요.

그래. 그때는 그게 최선이었어. 입원하는 게 최선이었다 생각이 들지만 입원 중 행해진 모든 일에 대해서는 마음의 상처를 더 얻은 기분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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