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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똥꽃 Nov 07. 2019

성공의 맛

인생에서 한번 제대로 된 "성공의 맛"을 본 사람은 다른 일에 도전해서 성공을 이룰 확률이 높다. 앞에서 언급한 적이 있지만, 내가 그 성공의 맛을 제대로 본 것은 석사학위를 받았을 때였다. 공부를 시작하고 얼마 안 돼서 직장 때문에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남편과 떨어져 살게 되었고, 학교 다니는 아이들 둘 키우며 직장생활을 할 때였다. 그때는 일도 왜 그리 많이 했는지 늦게 퇴근하고 집에 오면 컴퓨터 앞에 앉아서 대학원 과제를 했다. 그리고 주말에는 하루 열 시간이 넘도록 리포트를 작성했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그렇게 19개월을 보내고, 전 과목 A를 받고 석사학위를 받았다. 나는 그때 내가 얼마나 독한 사람인지 알게 되었다. 물론 그 이전에 살아오면서 이런저런 크고 작은 성공을 이루었지만, 내가 진정한 "성공의 맛"을 본 것은 극한의 상황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고의 성적으로 대학원을 마쳤을 바로 그때였다.  학위가 나에게 그토록 의미가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예전에 대학 졸업 후 몇 년간을 다른 공부를 하다가 학위도 못 받고 포기했던 경험이 있어서 다시 공부를 하겠다고 결심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구직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아마 이 말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Transferrable skills"라고 의역해서 다른 곳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이전에 성공을 이룰 수 있게 했던 기술들을 다른 곳에 적용해 또 다른 성공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성공의 맛"한 번 경험하면 다른 곳에서 또 맛보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내가 20대의 몸매로 돌아가겠다고 장담을 하고서 포기하지 않고 계속 정진해 나갈 수 있는 것 또한 나 자신의 끈기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나의 고집과 지독함을 믿기 때문이다.


일주일 내내 살이 빠지지 않던 고비를 넘기고 나니, 이번 주에는 매일 아침 살이 빠지고 허리도 줄었다. 운동과 다이어트를 시작한 지 6주 정도 되었는데 총 5kg 감량을 했다. 앞으로 5 kg을 더 빼면 나는 목표에 도달한다. 나머지 5kg을 빼는데 얼마나 더 시간이 걸릴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나는 나 자신을 믿는다. 반드시 목표를 이룰 것이라고. 지난 20년간 서서히 찐 살을 단시간에 빼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약이나 수술 같은 방법이 아니라 순전히 운동과 다이어트로 말이다. 최근 6주간의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체중감량을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1. 운동은 매일 해야 한다. 나의 경우 평일에 하루 5마일 주말에 하루 9마일 이상을 걷는다.

2. 음식은 줄여야 한다. 밥은 하루에 한 공기로 줄이고, 점심은 샐러드 같은 간단한 것으로 먹고, 저녁 5시 이후에는 되도록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3. 수면 시간은 길수록 좋다. 9시에서 5시까지 되도록 자려고 노력한다.  최근 해가 짧아진 이후로 아침에 더 오래 잘 수 있어서 좋다.


물론 사람들의 체질과 성향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위에서 열거한 내용이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본인이 스스로의 체질과 성향을 잘 이해하고 자신에게 맞는 운동과 다이어트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처럼 고집스럽고 자유에 대한 갈망이 간절한 사람은 남이 정해준 식단이나 실내 운동은 정말 맞지 않는다. 하지만 의지가 강하지 않거나 실외보다 실내가 더 편한 사람은 정해진 식단과 트레이너와 같이 하는 운동이 자신에게 더 맞을 것이다.


나는 이제 반을 온 것이다. 하루에 세 시간을 걸을 때도 반을 가고 나면 돌아오는 길은 쉽다. 어차피 간 길을 돌아와야 하므로 중간에 포기를 할 수가 없다. 나머지 반을 반드시 이루기 위해 나는 매일 걷고 매일 다이어트를 하고 매일 수면시간을 확인하고 매일 몸무게를 잰다. 20대의 몸매로 돌아가는 "성공의 맛"을 꼭 보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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