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내 영혼을 잠식해 버리면
가슴은 조금씩 조여 온다
그렇게 나의 몸은 점점
슬픔의 늪으로 빨려간다
나는 왜 슬픈가?
경제관념 없는 남편 탓인가?
내 속을 뒤집는 자식 탓인가?
무례한 직장 동료 탓인가?
늦은 시간에 많이 먹어버린 밥 탓인가?
더 이상 남과 이야기할 수가 없다
내 속에 쌓아둔 비밀이 내 몸을 짓누른다
상담 의사가 말한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고
겨우 그 소리를 들으려고
일주일을 기다려
낯선 사람에게 나의 치부를 보였단 말인가?
...싸대기를 날리고 싶다
아침에 미친 인간에게 당하고 씩씩거리다가
가서 묻기로 했다
"나한테 기분 나쁜 일 있어요?
너무 무례하시길래요."
미친놈의 얼굴이 백팔십도로 변했다
내가 그리 나오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으리라
나는 다시 주먹으로 맞짱을 뜨는
수십 년 전 시골 가시나가 되어 있다
존나 웃긴다
이렇게라도 일단 살고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