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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똥꽃 May 17. 2019

수학 숙제

수학을 싫어하는 아이

피는 물보다 진하다더니 딸이 고집을 피울 때나 수학이 싫다고 투정을 부릴 때는 영락없는 내 아이. 나도 학창 시절 수학이 너무 싫었다. 수학 시간은 너무 괴로웠다. 고등학교 때부터 문과였고, 인문계 대학을 졸업했기 때문에 대학에서는 수학을 공부할 필요가 없었다. 대학 졸업   약사가 되겠다고 다시 공부를 시작했을 미적분을 들어야 했던 것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그 미적분 또한 괴로운 시간이었다. 평소에 숙제를 도와 달라고  하지  아이가 오늘은 숙제를 도와달라고 . 삼각형의 각도 구하는 일차 방정식 관한 중학교 과정 수학이었다. 수학은 하도 오랜만에 하는 거라 처음에 삼각형 름이 각도의 종류 같은 것에서 헤매다가, 평소에는 휴대폰을  살면서 정작  필요할 때는 리서치를 하는 대신 그냥 모른다고 앉아만 있는 아이에게 잔소리를 늘어놓고 수학 숙제를 봐주었다. 숙제가 다 끝나고 나니 수학 퀴즈 오답 수정을 해야 한다며  다른 숙제를 꺼냈다. 문장으로 된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 읽고  으니 아이는 이미 수학 숙제를 세 시간째 했다면서 그냥 "숙제 통과" 카드를 쓰고 이제  이상 수학 공부를 하지 않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버린다. 그리고 샤워를 하러  버렸다.


아이가 샤워를 마치 늦은 저녁을 먹고    되어 가는데 자기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의 일화가  올랐다. 연설을 잘하기로 유명한 오바마 대통령이 해외에서 그 나라 초등학교를 다닐  아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의 모친이 매일 새벽에 아이를 깨워 학교 가기   시간 동안 직접 영어를 가르치셨다는 부분이다. 수학 싫어한다고 숙제를 하다 말고 포기하게 놔둔 자신이 부끄러웠다. 며칠  아이가 커서 배우가 되고 싶지만 만약에 배우가  된다면 약사가 되고 싶다고 했었다. 약학 공부를 하려면 과학 공부를 많이 해야 되고 수학은 화학이나 물리의 기본이 되므로 아이가  배워야  과목이다. 그래서 아이에게 오바마 대통령 어머니가 얼마나 열심히 아들을 가르쳤는지 그리고 혹시라도 나 때문에 아이 나중에 대통령이  될까 봐 수학을  가르쳐야겠다고 했더니 아이는 절대로 대통령이 되지는 않을 거란다. 그러면 영부인이라도 되라고 하니, 영부인도 하는 일이 너무 많아서 싫단다.


숙제 모두 끝난 후에도 아이는 불만  표정으로 투벅투벅 방으로 걸어가 숙제를 가방 안에 넣었다. 언젠가 아이가 자라서 부모가 되면 나 또한 수학 숙제 돕는  쉽지는 않다는 , 더군다나 늦은 시간까지 숙제 돕고 싶지 않다는 것을 알게  날이 오겠지. 때까지는 그래도 내가 아이 숙제를 도울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겠다. 나도 학창 시절 수학이 정말 재미없고 싫었는데, 하필 그런 것까지 나를 닮았나 모를 일이다. '수학을 재미있게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나처럼 수학을 싫어했던 사람이 수학을 가르치면 수학을 싫어하는 학생들도 거부감 갖지 않고 흥미롭게 배울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가끔 한다.


전에 대학 졸업 후 다시 공부를 시작했을 때, 되도록이면 수학 과목을 덜 듣기 위해 수학 배치 고사를 본 적이 있다. 배치 고사를 보기 전에 사실 수학 문제집을 한 권 풀고 갔었다. 덕분에 미적분 수업을 바로 들을 수 있었다. 그때 내가 깨달았던 것은 대부분의 미국 학생들과 비교해 볼 때 내가 수학을 그리 못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한국에서 수학을 정말 싫어하고 못 했던 내가 미국에서 수학 점수를 잘 받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미적분 수업은 그리 잘하지 못했지만 다른 시험을 보면 수학 점수가 높게 나왔었다.) 나는 왜 학창 시절 수학에 흥미를 못 느꼈는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학생들에게 수학이 그리 재미없지 않다는 것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말한다. 사람들이 수학 때문에 고통받지 않고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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