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43. 소소하고 무난한, 연속성

by 이일리


[weekly illy] 25.10.19-25.10.26



날이 당혹스러울 만큼 추워졌다. 지난주엔 쌀쌀하다 싶은 정도였는데 이제는 춥다 싶을 정도로.


지난주 월요일 아침, 날이 꽤 쌀쌀하기에 밖에 나가 러닝을 하는 대신 40분짜리 홈트를 했다. 점심시간엔 예정대로 산책을 할 계획이었는데 날도 덜 쌀쌀한 것 같고 에너지도 넘치기에 5km를 뛰고 왔다. 해보니 괜찮길래 화요일에도 그렇게 했고, 그러고도 괜찮아서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까지 모두 그렇게 했다.


평일에 운동과 식단 관리, 일, 영어 필사까지 야무지게 해놓고 주말 동안 운동을 쉬고 술과 음식을 배부르게 먹는 게-그래서 돌아오는 월요일 아침에 또 약간의 자책에 빠지는 게- 언제나 반복되어왔는데 지난주는 좀 달랐다.


일단 토요일에는 늦잠을 실컷 자고 일어나 10km를 슬렁슬렁 뛰었다. 5km를 초과하는 거리를 뛰는 건 아주 오랜만이었는데, 설렁설렁 뛴다고 뛰었는데도 살짝 힘이 들었다. 대체 몇 달 전의 나는 어떻게 하프를 2시간 안쪽으로 뛰었던 걸까? 정말 의문이다.


운동 후엔, 보통 때였으면 중국음식 같은 걸 시켜 술과 함께 먹고 늘어져 잤을 텐데, 식빵에 양상추를 가득 채워 넣은 샌드위치가 땡겨 샌드위치를 시켜 먹었다. 저녁에는 돼지고기를 사다 구워 먹었다. 한 팩을 전부 다 구울까 하다가 그 중 일부만(여전히 많은 양이었지만) 구웠고 그런 내 의지력을 칭찬했다.


일요일엔 점심으로 햄버거를, 저녁으로 회와 (토요일에 먹고 남은)돼지고기를 마저 먹었는데 운동도 쉬었고 섭취 칼로리도 꽤 높았을 것임에도 토요일을 너무 뿌듯하게 보냈기 때문에 기분이 좋았다. 무엇보다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응모할 시리즈 글인 <자책방지위원회 회칙집>을 완성해 응모까지 마쳤기 때문에 날아갈 것처럼 기뻤다. 선정이 되든 안 되든 상관없이 이렇게 또 하나를 해냈다는 점에서 정말 정말 기쁘다. 5km라도 뛰고 왔으면 더 좋았겠지만 하루 푹 쉬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평일의 나와 주말의 내가 분리되어있지 않다는 걸 계속 되뇌이다 보니, 그리고 무엇보다 내 몸과 정신 건강을 챙기는 루틴을 꾸준히 수행하다보니 이제야 겨우 나를 하나의 연속된 주체로 받아들이게 된 것 같다.


이러다 금방 겨울이 될 것 같다. 추운 날씨에 대비할 수 있는 러닝 아이템을 미리 구비해두어야겠다. 지금으로서는 매일 뛰는 게 내 몸과 마음을 가장 건강하게 하는 일인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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