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 패럴 1949.10.6 - 2010.12.30
바비 패럴은 그룹 보니 엠(Boney M)의 댄서였다. 막춤에 가까운 그의 현란한 몸놀림과 열기를 돋우는 무대매너가 아니었다면 그들의 히트곡 <Sunny>나 <Daddy Cool>의 감흥은 훨씬 덜했을 것이다. 더욱이 <Rasputin>에서 바비가 선보인 춤은 21세기에 와서 인터넷 밈이 될 정도로 한동안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태원에서 가게를 할 때 외국인들이 유독 ‘라스푸틴’에 열광했던 이유도 그래서다. 더욱이 흥미로운 건 그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세상을 떠났는데 그곳은 90여년 전 러시아의 괴승 라스푸틴이 사망한 도시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당시 서독의 프로듀서 프랭크 패리언(Frank Farian)에 의헤 만들어진 보니 엠은 자메이카 출신 여성 2명, 몬트세렛 출신 여성 1명, 그리고 아루바 출신의 바비 패럴로 이뤄진 댄스 팝 그룹이다. 바비는 80년대 초 그룹을 떠났고 잠시 복귀했다가 80년대 중반 완전히 탈퇴했다. 2000년대에 내한한 보니 엠의 남성은 바비의 후임이다. 보니 엠과 더불어 유로 댄스 신을 달궜던 또다른 독일 그룹이 바로 징기스 칸(Dschinghis Khan)이다. 바비는 앨범 제작 때 노래를 거의 부르지 않았고, 대신 프로듀서 프랭크가 불렀다고 한다. 공연 무대에서는 바비가 립싱크를 할 수밖에 없었다. 공교롭게도 립싱크 가수로 오명을 썼던 90년대 댄스듀오 밀리 바닐리(Milli Vanilli)의 프로듀서 역시 프랭크 패리언이다.
보니 엠은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영화에 삽입되어 더욱 유명해진 <Sunny> 이전에도 <Rivers of Babylon>이라든가 80년대의 <Happy Song>에 이르기까지 한 시절을 풍미했던 히트곡들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