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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세헌 Jan 12. 2023

기타를 잡은 브라질 홍보대사

루이즈 봉파 1922.10.17 – 2001.1.12

  브라질 기타의 전설인 그가 2000년대에 잠시 주목을 받은 이유가 흥미롭다. 비단 그의 죽음 때문만은 아니다. 일본 힙합 뮤지션 누자베스(Nujabes)의 샘플링을 계기로 전혀 다른 장르에서 새로운 세대로부터 관심을 받게 된 것이다. <Lady Brown>에서 원곡보다 피치를 올려 탄생한 괴물 같은 리프의 주인공을 많은 이들이 궁금해했다. 나 역시 원곡 <The Shade of the Mango Tree>를 일부러 찾아 들었다.



  루이즈 봉파(luiz bonfá)는 영화 ‘흑인 오르페’의 주제곡 <Manha de Carnaval>의 작곡자이며, 60년대 초 주앙 지우베르투(Joao Gilberto)와 함께 보사노바 재즈를 부흥시키는 데 기여했다. 주앙 곁에 아스트루드 지우베르투(Astrud Gilberto)가 있었다면, 그에겐 마리아 톨레두(Maria Toledo)라는 가수가 있었다. 그들은 1965년에 발표한 ‘Braziliana’ 앨범을 통해 보사노바의 열기를 또 한번 이어갔다. 그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을 수 있었던 건 보사노바의 인기에 힘입은 바가 크나, 사실 그의 진가는 50년대에 있다. 화려한 테크닉과 명징한 톤, 깊은 서정성은 그 당시에 이미 완성되어 있었다. 클래식 기타를 정식으로 배운 경력이 무색하지 않다.


  영화 ‘눈먼 자들의 도시’에 등장해 가슴 시린 장면을 연출했던 <Sambolrero>도 그 시절 작품이다. 스탄 게츠와의 합작 앨범에 수록된 버전보다 담백하고 개인적이며, 우수에 잠긴 그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기쁨도 있다. 한 곡을 더 떠올린다면 <Pernambuco>이다. 역시나 50년대에 만들어졌고, 브라질 바닷가 마을의 아기자기한 이야기들이 연상되는 예쁘장한 소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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