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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세헌 Jan 20. 2023

혁명의 도시, 베를린

에드가 프뢰제 1944.6.6 - 2015.1.20

  2017년 제천 국제음악영화제에서 그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상영되었다. 운 좋게도 나는 극장에서 볼 수 있었다. ‘사운드의 혁명’이라는 제목이 다소 거창하게 느껴졌으나 그라면 그런 수사가 아깝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스크린에 몰입했다. 영상에 깔리는 음악을 들으며 오래전 라이선스 음반에 귀 기울이던 추억이 떠올랐다.



  그는 베를린을 근거지로 활동했던 밴드, 탠저린 드림(Tangerine Dream)의 리더였으며 독일 전자음악의 대가로 인정받은 인물이다. 데이비드 보위의 베를린 시절에 그를 물심양면으로 도우며 우정을 나눈 것으로도 유명하다. 보위 또한 그곳에서 전자음악가들과 함께 작은 혁명을 이뤄낸 바 있다.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크라프트베르크(Kraftwerk)가 컴퓨터, 로봇 등 첨단의 이미지를 앞세운 테크노 팝을 선보였다면, 탠저린 드림은 자연현상과 인간과의 관계를 주로 다루며 보다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그려냈다. 그것은 아마도 미술 학도였던 그의 이력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한 음악세계는 프로그레시브 록, 엠비언트, 테크노, 뉴 에이지, 영화음악 등 다양한 형태로 우리와 만났다. 국내의 열성 팬들 덕분에 몇몇 음반들은 라이선스 LP로 발매되기도 했다.

  

  1988년작 ‘Optical Race’도 꽤 인상적이었다. 일렉트로닉과 뉴 에이지 성향이 혼합된 이 앨범은 90년대 이후 전개될 밴드의 방향을 예고했다. 흥미롭게도 앨범의 타이틀 곡은 국내 모 방송사의 ‘57분 교통정보’의 시그널로도 사용되었다. 일렉트로닉 듀오 클래식스(Classixx)의 데뷔 앨범 디자인은 이 앨범 재킷의 오마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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