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안전망, 연차와 휴가비. 돌아보니 그건 선물이었다
'회사는 전쟁터다.'
많은 직장인들이 이 말을 곱씹는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업무,
터무니없는 지시,
눈치와 정치로 가득한 조직.
그래, 회사는 전쟁터다.
하지만 그 말을 처음 했던
웹툰 미생에는 이런 문장이 더 붙어 있었다.
'회사 밖은 지옥이다.'
나는 그걸 몰랐다. 아니, 모른 척했다.
회사가 너무 싫었고,
나 자신을 좀 더 높은 곳으로 던지고 싶었다.
그래서 나왔다.
철저한 준비도, 확실한 검토도, 냉정한 숫자 계산도 없이.
지금 돌아보면 참 멍청했다.
나는 내가 ‘부당한 노동’을 견디고 있다고 믿었고,
회사는 나를 착취하는 구조라고 여겼다.
그런데 사업을 하며 알게 됐다.
그 구조는 생각보다 훨씬 큰 ‘보호막’이었다는 걸.
회사 안에서 우리가 누리는 것들은 생각보다 훨씬 많다.
월급은 직접비일 뿐이다.
그 외에도 회사는 한 사람의 생존을 위해
간접비를 30~40% 이상 더 지불하고 있다.
4대 보험, 명절 상여금, 연차 수당, 휴가비,
경조사비, 인센티브, 교육비, 회식비,
복지포인트, 단체보험…
이 모든 걸 돈으로 환산하면,
월 300만 원을 받는 직원의 경우,
실제로 회사는 390만~420만 원을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아프면 병가를 낼 수 있었고,
연차는 당연한 권리였다.
퇴근 후 업무 연락이 오면 불편했고,
휴일엔 마음껏 쉴 수 있었다.
'왜 이렇게 일만 해야 하지?'
'회사 생활은 숨이 막혀.'
그런 말들을 매일 했지만,
나는 그 ‘틀’ 안에서 참 많이도 보호받고 있었다.
그런데 퇴사하고 나면?
그 보호막은 한순간에 사라진다.
휴가도 없고, 아프면 그냥 멈춘다.
내가 멈추면, 수입도 같이 멈춘다.
아무도 월급을 주지 않는다.
아무도 세무를 대신하지 않는다.
고객 응대부터 마케팅, 상품 등록,
수익 구조 설계, 전략, 회계, CS까지
모두 내 몫이다.
불평할 대상도 없다. 실수하면 곧장 손해다.
이제는 누구도 내 뒤를 봐주지 않는다.
처음에는 내가 자유로워졌다고 착각했다.
'이제 눈치 안 봐도 돼.'
'원할 때 일하고, 원할 때 쉴 수 있어.'
그건 사실이었다.
그런데 그 자유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랐다.
그건 ‘스스로를 완전히 통제할 수 있을 때’에만
비로소 의미 있는 자유였다.
나는 그걸 몰랐다.
그래서 회사 밖으로 너무 쉽게 나왔고,
그때서야 ‘회사’라는 공간이 나에게 얼마나
많은 걸 주고 있었는지 깨달았다.
오해하지 말자.
회사에만 의존하라는 말이 아니다.
내가 꼭 말하고 싶은 건,
회사가 ‘전쟁터’라는 이유만으로
퇴사를 결정하지 말라는 것이다.
특히 부업이 잘 될 것 같은 착각이 들기 시작할 때,
이때가 진짜 조심해야 할 시점이다.
수익이 조금 발생했다.
사람들이 반응해 준다.
팔로워가 증가하고,
상품이 몇 개 팔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착각이 시작된다.
'이제 됐어. 여기서 나가면, 진짜 된다.'
아니다.
지금의 수익은 지속 가능한가?
그 일이 내 일상이 되어도 괜찮은가?
지금 반응하는 사람들이, 지금 발생하고 있는 매출이,
3개월, 6개월 뒤에도 남아 있을까?
이 질문에 ‘예’라고 말할 수 있을 때까지는 절대로 퇴사하지 마라.
최소한 회사가 주는 월급 + 간접비를
‘내 사업’으로 넘어서는 지점까지는 가야 한다.
그전까지의 수익은 성장 중의 착시일 수 있다.
지금이 고통스럽다고 무작정 뛰쳐나오면,
다음은 진짜 고통이 기다리고 있을 수 있다.
회사는 ‘전쟁터’ 일 수 있다.
하지만 회사 밖은,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는 자비 없는 '지옥’이다.
그러니 지금 당신이 해야 할 일은 단 하나다.
지금 회사 안에서 살아남는 동안, 밖에서의 생존을 설계하라.
부업, 사이드 프로젝트, 콘텐츠 실험,
온라인 커머스, 글쓰기, 공부, 루틴 훈련…
무엇이든 좋다.
단, ‘회사 안’에서 실험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그 안에서의 시간은
고통이 아니라 ‘도약 준비 시간’이 될 수 있다.
돌아갈 길을 스스로 차단하는 모험은
절대로 하지 말기를 강력히 권한다.
물론 그렇게 해서 성공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기억해라.
그런 사람들은 타고난 감각과 불굴의 추진력을 지닌
상위 10% 일 가능성이 높다.
무모함이 그들에게는 ‘승부수’였을지 몰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탈락의 지름길’이 된다.
당신이 지금 뛰어들려는 이곳은, 무한 경쟁의 정글이다.
누구도 책임져주지 않고, 누구도 대신 싸워주지 않는다.
그 안에서 상위 10%가 될 수 있을지를,
감정이 아니라 냉정한 이성으로 판단하라.
신규 자영업자의 80%가 1년 안에 폐업하는 현실.
그 숫자들은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살아 있는 기록이다.
나는 90%에 속한 사람이었다.
예전에는 몰랐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그 무모함이 얼마나 값비싼 대가를 요구하는지.
나는 그걸 너무 늦게 알았다.
그리고 모든 걸 잃고 나서야,
회사라는 공간이 내게 줬던 진짜 가치들을 비로소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