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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창 Sep 01. 2022

분식점에서

삼거리 분식점에는 아침부터 사람들이 붐빈다.

포일에 싼 김밥 한 줄 사들고 출근하는 샐러리맨도 있고, 밤 근무를 마치고 김치찌개에 소주를 즐기는 인부들도 있다.

 소풍날인지 김밥을 잔뜩 맞춰가는 개나리색 승합차가 출발하면, 온종일 쓸 수저를 닦는 종업원 둘은 말을 잃는다. 라면 끓이는 열기에 식탁 앞 쇼윈도는 불투명했는데, 푸른 아침을 뚫고 많은 그림자들이 돈을 벌거나 쓰러 움직였다. 그 앞에 놓인 한 그릇의 라면은 어제와 같았지만, 오늘도 라면을 먹고 있는 사내는 어제보다 늙고 야위었다.

내 아버지도 라면을 많이 먹어서 그토록 빠르게 야위었었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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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점에서> 디지털 페인팅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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