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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창 Aug 29. 2022

생선 튀김

 나는 내륙•에서 나서 생선 귀한 줄 알고 자라나 찌고, 굽고, 끓이고, 튀기고, 데치고, 삶고, 날로 썬 모든 생선을 좋아한다. 고등어조림이라도 식사에 나오면 밥 한 공기를 금세 비우고 남은 무와 살점으로 너끈히 소주 한 병을 비운다. 생선 튀김 또한 좋아하는 음식인데, 고소한 튀김옷과 흰살생선의 담백함을 음미하고 있으면 학창 시절 경양식집 생각도 나고 해서 즐겨먹는다. 이 크로켓과 커틀릿 비슷한 생선까스류의 튀김 말고, 학생식당과 군대, 공단 식당과 현장 함바집에서 내는 생선구이와 튀김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 생선 튀김을 나는 경멸한다. 그것은 공급자와 배식자의 편의에만 맞춰진 생산물 이기 때문에, 정말이지 나는 그 음식을 깊게 경멸한다. 주로 고등어, 조기, 가자미 등 대중적이지만 결코 맛없지 않은 귀한 식재료를 밀가루에 뒹굴리고 식용유 가득한 프라이팬에 반만담궈 약불로 지져낸 이 음식의 기름기와 비릿함과 눅눅함과 꾸덕함은 , 뒤집지 않고도 태우지 않는 자유방임적 조리방법과, 부서뜨리지 않고도 쌓고 빠르게 식판 위로 나를 수 있는 물류편의적 배식 시스템에 기인한 것이다.


공단 식당에는 밥에도 맨아워•• 가 있다.
생산자는 체질적으로 생산의 생리에 진저리 친다.
매주 생선 튀김은 식단에 올랐다.

(아마도 생선을 싫어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 음식 때문에 생선과 결별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  나는 바다가 없는 내륙에서 태어났으나 바다를 지척에 둔 친가와 외가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생선을 즐겼다.
•• 노동자가 한 시간 동안 할 수 있는 작업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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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 튀김> 노트에 수채 2022

<노르웨이> 디지털페인팅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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