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있는 순간

by 허병상

내가 살아있다고 느낀 순간은 언제인가요? 어떤 순간이었나요?

그런 순간이 있었던가? 어떤 순간을 살아 있었다고 할까? 잠시 생각해 본다. 요즘의 일상이 너무나 단조로워서 그럴 것이다.

'살아있다고 느낀다'는 그 '느낌'은 어떤 상태를 말할까?


어느 11월의 휴일 맑은날, 솔잎이 지천으로 깔린 숲에 앉아 명상을 하자. 문득 눈을 뜨면 소나무 사이로 햇빛이 비치고, 바닥에 널린 솔잎이 황금빛으로 찬란하다. 나는 살아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차 한 잔을 준비할 때 손끝으로 느끼는 평온은 또 어떤가? 잘 우러난 차의 향기를 머금은 채 책을 읽는다. 느낌은 미미하지만, 작은 파동이 호수 끝까지 퍼져가듯이 하루를 안정되게 한다. 나는 살아 있다.


기대하던 일이 이루어졌을 때는 어떤가? 스스로 자존감을 확인하는 큰 감동을 받았을 때 우리는 살아있음을 느낀다.

몹시 슬프거나 실망스러운 때에도 살아있음을 느껴야 한다.

두 가지 감정은 비슷한 상황을 두고 결과의 차이에 따라 교차해서 일어난다는 특성이 있다. 그러므로 둘은 '제로섬' 관계를 이루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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