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무지갯빛이라는 걸 몰랐다

감정리뷰에세이 - 드라마 <에스콰이어 > 7회 중에서

by 혼밤 마음



법정에 선 한 남자의 이야기



사랑은 무지갯빛이구나.
빨강은 열정, 주황은 따스함, 노랑은 기쁨, 초록은 평안함, 파랑은 신뢰, 남색은 깊이, 보라는 신비로움.



치매를 앓는 아내의 안락사를 도왔다는 혐의로 법정에 선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는 한때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했지만,

그녀의 병을 알게 된 날 그 결정을 철회했습니다.

사랑스럽던 아내가 어느 날부터 약속을 잊고,

이유 없이 짜증을 내며 자신을 밀어내는 모습에 그는 상처받고 흔들렸습니다.

결국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기울이기까지 했지만,

뒤늦게 그 모든 것이 병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는 스스로를 책망합니다.

사랑의 색이 변했다는 이유로, 그것이 식은 줄만 알았다고.






시간을 거슬러 본 사랑의 얼굴




그는 알츠하이머를 앓는 아내를 돌보며 시간을 역행하는 여행을 합니다.

그 여정 속에서 그는 아내가 자신을 어떻게 바라봤고,

어떤 마음으로 살아왔는지를 다시 확인합니다.



아마도 아내와 시작은 빨강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세월과 함께 다른 색이 되어 갔겠죠.
색이 변했다고 사랑이 아닌 건 아니었는데, 전에는 그걸 몰랐었죠.
빨강에서 서로의 온기와 안락함을 느낄 수 있는 주황이 되었고, 점차 다른 색을 품으며 풍성하게 빛나고 있었는데, 저만 그게 사랑이 사라졌다고 생각한 거죠.






사랑이 변해도 사랑이었다는 깨달음




우리는 종종,
나의 사랑이 여전히 열정적인데

상대의 사랑이 차갑게 식은 것처럼 느껴질 때,

또는 나의 사랑이 예전만큼 뜨겁지 않다고 느껴질 때,

이별을 선택합니다.


하지만 이 말을 듣는 순간 깨달았습니다.

사랑이 다양한 색으로 변해도,

그것 또한 사랑이라는 걸.


많은 이별의 순간에 알았다면 어땠을까요?

사랑의 색이 무지갯빛이라는 걸.

단지, 사랑이 식은 게 아니라 신뢰의 파랑으로 변한 것뿐이라는 걸.

그때 사랑이 색을 바꿔가며 자라고 있었음을.






무지갯빛을 기억하며




시간이 지나면 빨강의 열정이 잦아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주황의 따스함, 초록의 평안함, 파랑의 신뢰가 스며 있습니다.

우리가 놓쳤던 건,

사랑이 색을 바꿔가며 우리를 품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사랑이 다양한 색과 온도로 변한다는 걸 아는 순간,

우리는 서로의 변화를 사랑으로 읽을 수 있게 됩니다.



이제 나는 생각합니다.
사랑이 변해도 사랑이었다고.
그때의 우리도, 지금의 우리도, 모두 무지갯빛이었다고.






*출처 : 드라마 <에스콰이어> 7화 대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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