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단 미오의 <라부카를 위한 소나타>
"라부카는 세계에서 제일 임신 기간이 긴 동물이래. 무려 삼 년 반이나 되지. 아주 진중한 동물인 거야. 그런 점에 빗대서 영화에서는 첩보원을 라부카라는 은어로 불러. 정신이 아득해질 만큼 오랫동안 어두운 바닷속에 숨줌인 채 적의 정보로 배를 부풀리는 주도면밀한 스파이라는 거지"
아단 미오의 <라부카를 위한 소나타>/p570/2024/(주)알에이치코리아
도차우어의 연습곡을 천천히 켜자 미지금한 담수 같은 음색이 부드럽고 높게 뻗어 나갔다. 예전에 첼로 교실에서 본 샘물 그림처럼 투명한 멜로디. 티 없이 맑은 현의 울림이 작은 악기점의 천장에 닿을 듯이 솟아올랐다.
현은 가볍게. 울림은 깊게.
아단 미오의 <라부카를 위한 소나타>/p1211/2024/(주)알에이치코리아
"콘서트에서 첫 음을 내는 순간의 뇌파는 파일럿이 이착륙할 때와 똑같은 상태래. 프로 솔리스트가 오케스트라와 공연할 때 그렇다지만, 우리 같은 아마추어에게는 발표회가 거기에 해당하겠지"
p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