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아의 <이토록 다정한 사춘기 상담소>를 읽고
"엄마는 몰라도 돼", "내가 알아서 할게", "내 마음이야", "어차피 엄마도 잘 모르잖아"라는 말은 엄마의 신경을 날카롭게 긁습니다. 마치 자녀가 독립해서 집을 떠났을 때 양육자가 경험하는 외로움과 상실감을 일컫는 빈둥지 증후군과 비슷한 마음을 느끼기도 합니다. 허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괘씸합니다. 그러나 엄마의 입에서 "모르긴 뭘 몰라?", "네가 알아서 한다고 하고 한 번이라도 알아서 한 적 있어?", "엄마도 엄마 마음대로 한번 해볼까? 어떻게 되는지?라는 말이 나오면 대화는 이미 끝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엄마가 분노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지요.
<이토록 다정한 사춘기 상담소> 이정아/p137/ 2024/현대지성
x 네가 알아서 한다고 하고 한 번이라도 제대로 한 적 있어?
0 걱정이 돼서 한 소린데 잔소리처럼 들렸나 보네. 물론 엄마는 너를 믿지!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
x 너 지금 문 닫고 들어가면 다신 거실에 못 나올 줄 알아!
0 오늘은 표정이 안 좋아 보이네. 혹시 혼자 있고 싶은 거야? 같은 책 p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