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독립해도 될까 말까 될까 (1)

이번에는 진짜야!

by 정다솔

나이 벌써 서른 살. 아빠는 환갑을 앞두고 있다. 아빠 반정도 살아본 나는 아직도 독립을 헤매는 중이다.

아빠는 내 나이에 독립도 하고 가정도 꾸리고 돈도 많이 벌었는데, 아빠보다 누나인 나이임에도 여전히 아빠 품에 있다. 사실 나는 독립에 대한 로망이나 압박을 받아 본 적이 없기에 며칠 전까지만 해도 지금 주어진 삶에 만족해 있을 뿐이었다.


작게나마 '독립하고야 말겠어'하고 희미한 의지를 보일 때가 종종 있기는 했다. 같이 지내는 가족의 간섭이라던지, 나의 사생활을 존중받고 싶을 때라 던지. 다른 사람들의 내 인생 걱정이라 던지.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집세를 알아보면 착한 눈을 뜨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 며칠 전, 그날따라 일은 왜 이리 힘들었는지 유일한 취미인 주짓수를 하러 남양주까지 갈 시간이 나지 않아 무작정 라멘을 먹으러 떠났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라멘집은 합정역 근처에 있는데, 먹고 바로 돌아가기에는 아쉬운 것이었다. 왜냐하면 나는 경기도 저 끝자락에 살고, 합정은 마음먹고 와야 하는 곳이었으니까. 어쨌거나 짭짤 고소로 채운 배를 튕기며 걷다 보니 양화대교가 보였다.


양화대교, 일을 마친 후 가끔 걸으러 가는 곳인데 그날따라 거칠게 달리는 차들 사이로 굳이 가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 이게 선유도 공원인가? 하며 숲길로 들어섰는데, 역시나 아니었고 그 덕에 새로운 숲길을 걷게 되었다. 숲길에 사람들이 토끼처럼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고 당황했지만 이내 부러움으로 바뀌었다. 운동복을 가볍게 입고 뛰어다닌다? 이는 망원 근처에 거처가 있다는 것이 아닌가!


한 팔에 무겁게 매달린 가방을 째려봤다. 괜찮아, 내 가방 안에는 신상 메론킥이 있으니까. 그래도 이 공간의 모든 것을 양팔 가볍게 누리고 싶었고 전혀 위로되지 않았다. 영영 생각 없이 걷기에는 너무 힘들기에 돌아가려던 차에, 트럼펫을 든 사람들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