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픈 발가락이 어디있어!

작다고 아프지 않은게 아니야

by 정다솔

최근, 발가락을 문지방에 찧었다. 내가 힘차게 걷는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새로 알았다. 마침 배가 너무나 고팠던 탓에 나온 조급한 발걸음이 화근이었던 것이다. 부딪힌 순간 옆으로 쓰러졌고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너무 아프고 배도 고팠기에 비명소리는 처참히 공기반 소리반으로 나왔다. 마치 기름칠 안한 문짝이 열고 닫히는 소리처럼말이다. 비참했지만 위로해줄 사람도 없었기에 꾹 참고 밥도 먹고 운동도 다녀왔다.


나는 나름 문지방과 여러번 싸워 본 경험자이기때문에 이번에도 대수롭지않게 생활을 이어갔다. 역시나 붓고 멍이 들더니 이내 통증이 사라졌다. 역시 놔두면 났는다니까! 하며 매일 테이핑을 붙이고 스파링도 이어나갔다. 그러다 일주일이 되던 날 예사롭지 않은 고통이 느껴졌다.


너무 아파! 하는 것보다 오 좀 아픈걸 ? 하하 이런 아픔이 진짜 큰일난 것이라는 걸 아는가? 나는 정확히 후자였고 역시나 의사선생님께 발가락을 2주 압수 당했다. 적당한 상태면 자기시간치료법을 쓰려고 했는데 초음파를 보고 조용히 입을 다물수밖에 없었다. 지난 일주일동안 아픈 새끼(발가락)를 옆 약지친구한테 묶어서 소생시켰는데 그것이 더 큰 문제였던 것 같다.


사실 나는 발도 작지만 발가락, 특히 새끼 발가락은 더 작아서 이 작은 발가락에 테이핑을 감는 것이 조금 웃기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안일하게 여겼는데 이번 기회에 이 새끼(발가락)의 존재감을 확실히 느끼게 되었다.


아픈 것은 잘못도 아니고 그게 하물며 새끼 발가락, 손가락이라도 똑같이 아픈건데 왜 고통받는 부위의 경중을 나누어 차별한 걸까! 아프기 시작하니 반성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정도 아픔에 스파링을 쉰다는 것이 속상하기도 해서 병원을 미룬 것도 있었다. 함께 운동하는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하기까지도 고민을 많이 했다.


다들 자기 삶을 사느라 바쁘고 또 이 정도 가지고 깁스했다고 생각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프거나 나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익숙하지 않아서 그냥 친한 사람한테만 말했다.


그런데 예상외로 많은 걱정과 안부인사를 들었다. 그냥 지나가는 말이 아니라 정말 걱정해주는 말들이 느껴져서 엄청 소중한 사람이 된 기분이들었다. 아! 아프다고, 안괜찮다고 말해도 되는구나!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이고 나도 다른 사람의 아픔과 슬픔에 함께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데, 왜 나는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한건지 스스로가 어이없게 느껴졌다. 아픈건 난데 이 아픔의 인정을 타인의 기준에 맞추려하다니.


작은 것이라고 해서 아프지않은 것은 아니다. 작은 것은 작은 아픔만 느끼는 것이 아니다. 아픈 것은 똑같다. 그러니 작은 아픔이던 큰 아픔이던 당당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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