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계의 대부 전유성 씨가 죽었단다.
우리나라는 워낙 죽은 자에게 너그러운 나라이니,
그에 대한 이런저런 덕담이 넘쳐난다.
부럽다. 저 정도의 추앙을 받다니.
나아가 예배 시간. 기도를 이끄는 분이 전유성 씨를 언급한다. 이 정도면, 잘 산, 살았던 사람이지 않은가?
하지만 이미 인생을 삐딱하게 바라보는 게 익숙해진 나에겐 그를 추앙하는 이미지가 불편하다.
요즘 사, 이혼이 별거도 아니지만, 두 번의 이혼(한 번은 사실혼)에 딸이 있는데, 딸의 이름이 제비. 사실혼 관계였던 가수가 네네 이야기한 ‘냉면 사건’은 그의 자기중심적인 삶의 정점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지만, 권력과 연관되면 전혀 다른 뉘앙스를 가져온다.
그렇지. 대의가 있으니, 사소한 사람살이는 그리 중요한가? 만주 벌판을 휘젓는데, 그 깟 손바닥만 한 일상의 삶이 뭘 그리 지킬 가치가 있단 말인가?
정말 모두 그리 생각하는가?
나는 아니다.
우주의 중심에 자신을 둔 사람들이(예술가를 포함) 인류를 구원했는지. 혹은 파멸의 길로 안내했는지? 나의 의견은 경중을 따질 수 없는 질량이지 않을까, 싶다.
독창적인 부분은 있었겠지만, 통합적으로 살아내지 못한 이가 그렇게 추앙받는 것이 불편하게 다가온다.
결국 남은 자들의 살아내기 위한 수단은 아닌가?
나는 그를 향한 모든 추앙을 거두고, 그저 우리를 한때 즐겁게 했던 개그맨으로 기억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