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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주인

- 윤가은 감독, 2025.

by Rumi

이래도 안 아파? 이래도? 이래도?..... 아파!

그래서 내 인생이 망했어? 나는 ‘피해자의 인생은 평생 어둠 속에 살아가야 한다’는 말에 동의할 수 없어.


여느 고등학교 교실. 대학입시를 앞둔 이제 곧 소년을 벗어날 아이들은 대중의 무리에서는 늘 활기차다. 가을의 찬란한 햇살도 눈부셔할 것처럼…


나도 그런 시간이 있었지. 그러나 영화로의 몰입은 낭랑 18세의 들뜬, 그래서 찬란한 시간이 아니다. 너무 티 없이 찬란해서 어쩐지 위태로움을 감지하는 ‘나’를 발견한다. 찬란했지만 또, 어두웠던 시간들이 다가온다.


어떻게 몇 세대가 지났어도, 우리는 같은 시간을 살아내는 걸까? 보다 자유로워진 듯하고 많은 걸 누리는 듯하지만, 공허함을 채우기라도 하듯 타인의 시선을 좇는 아이들에 푹 빠진다. 어둠이 그들을 더욱 부추긴다.


같이 욕설을 뱉고 덜컥 내려앉은 가슴으로 어느새 눈물을 쏟으며, 세계의 주인인 ‘나’를 만나는 영화.


인생은 매 순간, 눈부시게 어두운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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