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대구지역본부의 점심시간 휴무제 요구>

by 성대진


○‘서울 자가 김 부장’이 연일 화제입니다. 그중에서 아이코닉한 장면이 각종 밈으로 인터넷을 달구고 있습니다. 그것은 극중 작업반장인 정은채가 ‘밥 먹자’를 외치면 생산직 근로자가 우르르 식당으로 뛰어가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에 대하여 유튜브 및 인터넷밈의 댓글은 대부분 부정적입니다. 드라마의 장면보다는 댓글의 반응이 현실에 가깝습니다.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식사시간을 보장해 주는 것이 한국인의 보편적 정서입니다. 교도소의 죄수도 밥을 먹을 시간은 보장해 줍니다. 1960 ~ 70년대 건설현장을 배경으로 한 황석영의 단편 ‘객지’에서도 임금은 부족하게 지급할지언정 막소주와 밥을 먹을 시간 자체는 보장해줍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배울 때, ‘밥 먹었나요?’라는 인사에 의아해할 정도로 한국인은 밥에 대하여는 관대한 것이 유구한 전통입니다.

https://www.youtube.com/shorts/bXWUwEQeqFY

○밥에 대한 한국인의 DNA가 워낙 고정된 까닭에 공무원노조 대구지역본부의 점심시간 휴무제 요구를 담은 다음 <기사>는 음미해 볼 여지가 있습니다. 이미 서양을 중심으로 관공서 등에서 점심시간에는 휴무가 보편적입니다. 그리고 법원이나 검찰 등 일부 관공서를 중심으로 점심시간 휴무는 한국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는 고인이 된 개그맨 양종철의 ‘밥 먹고 합시다!’라는 유행어도 있고, 고 김동길 박사가 국정감사기간 중에 ‘교도소의 죄수도 식사시간은 보장하는데, 왜 국회의원은 식사시간도 건너뛰고 강행하느냐?’라는 멘트가 언론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일단 공무원노조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공무원에게도 근로기준법이 규정한 휴게시간을 보장하여야 하는가, 라는 의문이 그 첫째입니다. 그리고 점심시간을 보통의 직장인처럼 12시부터 1시까지 보장하여야 하는가, 라는 의문이 그 다음입니다. 공무원은 근로자가 아니라는 견해도 있으나, 대법원(대법원 1996. 4. 23. 선고 94다446 판결)은 일관하여 ‘공무원도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 제14조 소정의 근로자이므로, 공무원연금법, 공무원보수규정, 공무원수당규정 등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공무원에 대하여도 성질에 반하지 아니하는 한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므로’라고 판시하여 근로기준법을 적용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그래서 근로기준법 제54조 제1항의 ‘사용자는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에는 30분 이상, 8시간인 경우에는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주어야 한다.’라는 규정은 당연히 적용됩니다.


○휴게시간이 당연히 식사시간은 아니지만, 휴게시간을 식사시간으로 활용함은 만국공통입니다. 그런데 공무원노조의 주장, 즉 일반직장처럼 12시 ~ 1시까지의 보장까지 위 법조문의 해석으로 도출되지는 않습니다. 이것은 헌법상 공무원의 지위, 즉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의 지위에서 파생된 국민 편의의 입장과 교대제 식사 등으로 인한 공무원의 불편함과 휴식권의 원활한 보장이라는 입장이 대립하는 상황입니다. 직장인을 중심으로 시군구청을 방문하려면 점심시간의 활용이 최적이기에, 반대를 하는 주장이 당연히 존재합니다. 인간의 생체리듬을 고려하면 공무원의 주장을 수용하는 것도 고려할 만합니다. 그리고 민원인도 이를 수용하는 것이 대세입니다.

<기사>

전국공무원노조 대구지역본부는 18일 중구 동인동 중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무원의 점심시간 휴무제 전면 시행을 촉구했다. 이 단체는 "지난 3월 대구 구청장·군수협의회 정기회의에서 민원실 점심시간 휴무제 도입을 결정했다"며 "오늘 오후 열리는 회의에서 구체적 시기를 밝히라"고 했다.


앞서 대구 구청장·군수협의회는 제도 홍보와 의견 수렴을 거쳐 공무원 점심시간 휴무제 전면 시행 시기를 올 연말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공무원노조 등이 요구하는 공무원 점심시간 휴무제는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 민원인을 상대하는 공무원의 여가를 보장하자는 취지다.


대구의 경우 중구, 수성구, 달서구, 달성군에서 시범 운영 중이며, 군위군은 자체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21/0008611288




<근로기준법>


제54조(휴게) ① 사용자는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에는 30분 이상, 8시간인 경우에는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주어야 한다.


② 휴게시간은 근로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대법원 판례>


공무원도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 제14조 소정의 근로자이므로, 공무원연금법, 공무원보수규정, 공무원수당규정 등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공무원에 대하여도 성질에 반하지 아니하는 한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므로, 국가의 부당한 면직처분으로 인하여 공무원이 그 의사에 반하여 근로를 제공할 수 없는 경우 공무원의 최저생활을 보장할 필요성은 사기업의 근로자와 동일하므로 근로기준법 제38조는 공무원에게도 적용된다.


(대법원 1996. 4. 23. 선고 94다446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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