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내식당과 식대, 그리고 임금>

by 성대진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놀라는 사실 중의 하나가 인사말에 ‘식사하셨나요?’라는 것입니다. 상당수 외국인이 의아해하는 이유가 산 사람이라면 죽을 때까지 매일 식사를 하는데, 굳이 이것을 묻는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실제로도 외국 중에서 식사가 인사말인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식사가 인사말인 한국으로서는 아픈 사연이 담겨있습니다. 전쟁통에 그리고 흉년의 와중에 결식의 쓰라린 기억이 식사여부가 인사말이 된 것입니다. 이러한 생활양식은 당연히 법률체계에도 반영이 되었습니다. 식대의 비과세가 바로 그것입니다.


○소득세법 제12조는 비과세를 규정합니다. 비과세란 처음부터 소득이 없던 것으로 산정하는 것입니다. 러목은 ‘근로자가 사내급식이나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제공받는 식사 기타 음식물 또는 근로자(식사 기타 음식물을 제공받지 아니하는 자에 한정한다)가 받는 월 20만원 이하의 식사대’라고 규정하여 사내급식 또는 월 20만원 이하의 식사대를 비과세로 규정합니다. 이러한 규정의 연원은 조선시대부터 머슴이나 고공(雇工)에게 새참과 식사를 제공했던 풍습과 무관하지 아니합니다. 그리고 농사를 위한 소도 여물은 먹이고 일을 시키는 것이 기본이었습니다. 아무튼 밥을 소중히 여기는 풍습이 있어서인지 식대는 당연히 사용자가 부담하여야 한다고 믿는 분들이 무척이나 많습니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등 노동법은 휴게시간과 임금은 규정하지만, 식대 자체를 규정한 바가 없습니다. 물론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또는 근로계약서에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을 규정할 수는 있지만, 모법인 근로기준법에 규정하는 것과는 차원을 달리합니다. 기본적으로 식사는 근로의 대가라기보다는 후생복지 차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소박한 근로자의 시각에서 ‘먹고 살자고’ 하는 것이 근로인데, 밥까지 주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전술한 한국인의 밥에 대한 생각을 보면, 더욱 그러합니다. 다음 <기사>를 보면, ‘고물가 속에서 점심 한 끼 비용이 평균 9000~1만원 수준으로 상승한 가운데, 직장인들은 구내식당이 직장 복지의 핵심 요소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서술하여 직장인들의 구내식당에 대한 소박한 심정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현실에서도 국내 대기업 중에서 구내식당이 없는 경우는 아예 없습니다. 대외적으로 직원에게 야박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줄 수도 있는 동시에 직원들의 후생복지에 소극적인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넘어 사기진작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고 김동길 박사가 국회의원시절에 ‘교도소의 죄수도 식사시간에는 칼같이 밥을 준다. 아무리 국정감사의 취지가 좋더라도 식사시간을 거르는 것은 심하다.’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절대 다수의 국내 기업은 구내식당을 활용하거나 비과세 식대를 활용합니다. 한국인은 밥에는 진심입니다.

<기사>

고물가 속에서 점심 한 끼 비용이 평균 9000~1만원 수준으로 상승한 가운데, 직장인들은 구내식당이 직장 복지의 핵심 요소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발표한 ‘2025 직장인 점심·구내식당 인식 조사’(전국 만 19~59세 직장인 1000명 대상)에 따르면, 직장인 90.1%가 “직장 내 구내식당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점심시간을 ‘업무 효율을 위한 중요한 휴식’으로 평가하는 응답도 59.1%에 달했다. 그러나 73.9%는 “시간·비용 부담으로 여유로운 점심이 어려워졌다”고 밝혀 점심값 상승이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확인됐다. 특히 구내식당이 없는 중소기업 직장인의 가격 민감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고물가 상황에서 식비 지원은 직장 만족도를 좌우하는 주요 기준으로 떠올랐다. ‘삼시 세끼 무료 제공 회사라면 좋겠다’는 응답은 72.3%, ‘식비 걱정 없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응답은 79.9%로 나타났다. 다른 복지가 부족하더라도 식사를 지원하는 회사에 호감을 느낀다는 응답 역시 62.6%였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2/0004089368




<소득세법>


제12조(비과세소득) 다음 각 호의 소득에 대해서는 소득세를 과세하지 아니한다,


러. 근로자가 사내급식이나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제공받는 식사 기타 음식물 또는 근로자(식사 기타 음식물을 제공받지 아니하는 자에 한정한다)가 받는 월 20만원 이하의 식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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